제천시립미술관 건립 마찰
제천시립미술관 건립 마찰
  • 연지민·이준희기자
  • 승인 2021.07.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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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협 “미술인 대다수 닥종이 반대”
시 “회원 설문 객관성 없다” 일축

제천시와 미술인단체가 제천시립미술관 건립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시가 닥종이 작가 김영희씨의 작품을 중심으로 미술관을 꾸미는 데 대해 미술인단체가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천미술협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 미술인 58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50명이 김영희 닥종이미술관에 반대했고 나머지 8명도 중립 또는 무응답으로 찬성하는 사람은 1명도 없다”고 밝혔다.

미협은 “시는 왜 다양한 미술세계와 지역미술 역사를 접할 기회를 외면하고 닥종이 인형 작품만을 보라고 강요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는 공연장에서 다른 연극은 하지 말고 오로지 춘향전만 보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왜곡된 내용으로 가득 찬 시립미술관 건립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이제라도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갖춘 훌륭한 제천시립미술관 건립에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제천시립미술관의 올바른 건립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제천미술인을 포함한 범미술인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천시립미술관 건립 추진 과정의 부당함과 독단적인 제천시의 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현재 추진되는 시립미술관 건립은 한 작가에게 특혜를 주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이는 공립미술관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며 무늬만 공립이지 내용은 개인미술관에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는 “제천시민 설문조사에서 75%가 김영희 닥종이 작품을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 건립에 찬성했다”며 “미협의 회원 대면 설문조사 결과에는 객관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시는 또 “미협이 오히려 단체 내에 갈등과 분열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야 한다”며 “미술관 안에 지역활동 예술인들을 위한 전시공간과 지역 미술의 역사를 경험할 아카이브실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천시립미술관은 옛 노인 복지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상 4층, 연면적 1446㎡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애초 제천에서 유년기를 보낸 김영희 작가의 이름을 따 ‘김영희미술관’으로 명명하려 했으나 “사람 이름을 넣은 공립미술관은 없다”는 지역 미술계 등의 지적에 따라 ‘제천시립미술관’으로 명칭을 바꿨다.

시는 미술관 1~2층에 김 작가 닥종이 작품 상설 전시실을 만들 계획으로 독일에서 김 작가를 만나 400여점을 10억원에 매입하기로 협의했다.

문체부는 현재 제천시립미술관에 대한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과하면 도비 39억원(리모델링비)을 받을 수 있다.

시가 계획하고 있는 시립미술관 건립 총사업비는 55억원이다.



/연지민·제천 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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