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미선나무 향을 느끼세요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미선나무 향을 느끼세요
  • 정해선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팀장
  • 승인 2021.03.2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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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정해선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팀장
정해선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팀장

 

사회적거리두기 완화 이후 미동산수목원은 상춘 손님맞이가 한창이다. 걸음마 갓 시작한 아이는 부모님의 손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며,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으면서 엄마와 딸은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웃음꽃을 피운다. 수목원에서 가족과 친구, 연인들은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힐링의 시간을 갖고 있다.

미동산수목원에서는 코로나로 지친 도민을 위해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라는 꽃말을 간직한 미선나무 분화 전시회와 체험을 준비했다. 전시회는 3월 24일부터 4월 4일까지며, `미선나무를 사랑하는 모임(대표 김관호)' 회원들이 가꾸고 키운 60여점의 미선나무 분화를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산림환경연구소와 김관호 대표가 공동 연구해 국립 산림품종관리센터에 품종보호 출원한 미선나무 신품종 `꼬리별'분화도 첫선을 보인다.

미선나무는 물푸레나뭇과 미선나무 속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열매의 모양이 전통부채인 둥근 부채`미선(尾扇)'을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유명하다. 1919년에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에 의해 학계 보고되어 `Abeliophyllum distichum Nakai'로 명명되어 한반도 대표 특산식물로 세계에 알려졌다. 하지만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한국식물학의 개척자인 정태현 박사가 1917년에 진천에서 처음 발견했으며 1919년 나카이 다케노신 박사에 의해 학계에 보고되어 미선나무 학명에는 명명자가 나카이(Nakai)로 들어갔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의 시련을 함께한 특산식물인 미선나무를 바라보면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충북 미선나무 자생지는 전국 5개 지역 중에 4곳이며 괴산 3곳, 영동 1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되고 있다. 최초 발견지인 진천군 미선나무는 훼손되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어 아쉬움이 크다. 생물종 다양성 확보와 종 보호를 위해 자생지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충북도에서는 희귀식물인 미선나무를 활용한 미선나무 식품화 사업, 미선나무 신품종 `꼬리별' 품종보호 출원, 미동산수목원 미선나무 향기정원 조성 등을 통해 생물다양성 가치와 고부가가치를 다양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산림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재발견하고 연구 개발하는 일은 산림자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 하지만 산림자원은 공익적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의 먹거리며 바이오산업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미선나무가 발견되고 명명되어 우리 곁에 자리하기까지 100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긴 시간 동안 미선나무는 암흑 같은 시기를 이겨내면서 민족의 아픔을 함께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미선나무는 모든 슬픔이 사라지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향기로 전해주고 있다.

3월의 봄날. 미선나무의 꽃잎과 향기가 사라지기 전에 바쁜 일상을 멈추고 따스한 햇살과 미선나무 향을 느끼며, 미동산수목원에서 가족과 아름다운 동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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