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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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6.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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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편지를 다시 읽는다
오 희 진 회장 <환경과 생명 지키는 교사모임>

일찍 온 여름 햇살의 자외선이 짧은 팔 옷에 드러난 내 팔뚝을 쉬이 태웠다. 빨갛게 익은 살은 따가운 상처가 되더니 이제 얇은 허물을 이뤄 벗겨지고 있다. 해마다 겪는 작은 허물벗기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그 일상의 흔적이 크게 역사의 상흔에 이르고자 한다. 그것은 물론 커가는 생물의 성장을 위해 작은 더께를 탈피시키는 과정이다.

거기 더해 그 삶의 기억이란 뜨거운 6월의 햇살을 눈부시게 되비추는 사금파리처럼 꽉 찬 느낌으로 앞뒤 없이 온전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야말로 낡은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어그러짐에서 시원한 펼침으로, 엎어짐에서 다시 날아오름을 익히는 교육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20년 전 6월이 그랬다. 그리고 거기 누구나 있었고 나도 수많은 '나' 속에 하나였다.

나는 교사로서 6월 민주항쟁을 겪고, 그 역사적 동인에 저절로 빨려들어 크게 고무됐다. 교사들은 혼자 간직하던 참교육의 열망을 고백하며 비로소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힘은 학교 안팎의 반교육과 대척하여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의 바다에 이르려는 갖은 고투의 물꼬로 작용했다. 그리하여 '나'에게 흘러든 바다는 바로 우리의 학생들이 되어야 했다. 그 때 나의 학생들은 어땠을까 그들이 보낸 편지 중 하나를 읽는다. 거기서 오늘 다시 학생이 된 '그들'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할까 오히려 오늘 자본과 기술이 사람의 삶까지 교육하는 세계에서 '나'는 그들의 이루지 못한 꿈, 상상, 열망, 삶의 기쁨을 어찌 교감하며, 또 뜨거운 빛남이 주는 허물벗기에 하나의 길이 되고 있기는 한가

선생님! 답답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서 이렇게 펜을 잡았습니다.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참다운 민주교육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나아가서는 진정한 민주사회를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왜 자기 자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나요. 자기의 권리는 자기 스스로가 찾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하여 세상이 진실한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진실한 역사를 묻어버리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군요.

선생님, 전 믿습니다. 우리들의 앞선 세대들이 피 흘려 얻으려는 그 자유, 진정한 민주주의 세상이 오리라, 권력이라는 힘의 억압, 무기력에 의해 희생되는 모든 것,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알고 깨달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요즈음 왠지 모르게 서글퍼집니다. 주위의 친구들은 선생님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것들을 회피하고 현실 속에 묻혀 살려고 합니다. 저도 확실히는 모르지만, 이것이 결코 선생님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이렇게 하시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선생님,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되겠지요. 우리는 끝까지 뜻을 저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세상이 혼란한 것은 권력자의 잘못된 힘의 행사에 대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저는 미래의 한 노동자로서 제가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받고 싶고 한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고 싶습니다. 제가, 아니 저와 뜻을 같이 하는 학생들이 선생님께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나요.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찾아야 하는데, 그 방법조차 무엇하나 아는 게 없어요. 억압받지 않는 사회, 정당한 보수, 빈부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합니다.

선생님, 이 모든 것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원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선생님, 뜻을 굽히지 말고 끝까지 하셔요. 시작이 중요해요. 선생님 뒤에서 선생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이렇게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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