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주상복합 분양가 깜깜이 심사 논란
세종시, 주상복합 분양가 깜깜이 심사 논란
  • 홍순황 기자
  • 승인 2021.01.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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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안건 심의 회의록 비공개 … 위원들에 서약도 받아


3.3㎡ 당 1300만원대 논란 이어 밀실행정 여론 비등
세종특별자치시 6-3생활권 주상복합의 `고분양가 논란'에 이어 분양가 심사도 `깜깜이'로 진행돼 `밀실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분양가 심사위원회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관련 주택법을 정비했다. 핵심 내용은 분양가 심사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위원 명단 및 안건 심의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고분양가 논란의 대상이 된 6-3생활권 H2·H3블록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정부의 분양가 심사 투명성의 정책 기조를 역행하는 분위기다.

세종시는 분양가 심사위원회 명단은 공개했지만, `안건 심의 회의록'은 비공개 방침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국토부 시행령 69조를 보면 분양가 안건 심의 회의록은 입주자를 선정한 날 이후에 공개 요청이 있는 경우 열람의 방법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됐다”며 “이러한 구조상 일반인들에게 회의록 자료를 사전에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청약일정이 완료된 이후 입주자로 선정된 본인이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 회의록 열람하는 방식이다.

세종시는 국토부의 방침을 준수한다고 하지만 청약 이전 분양가의 적정성을 살펴보려는 시민들로서는 여전히 `깜깜이 심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구조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세종시는 분양가심사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에게 `심사내용 비공개'의 서약을 받고 있다. 철저한 비공개 방침은 `밀실행정'으로 분양가격을 책정하는 체계로 비춰진다.

세종시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6-3생활권 `리첸시아 파밀리에'의 분양가 심사 결과 분양가격 상한금액이 H2블록은 1281만원, H3블록은 1309만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된 배경에 대해서는 “6-3생활권 상업지역의 높은 택지가격과 기본형건축비의 상승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택지가격 상승과 기본형건축비 인상은 전국 공동주택 개발지에 적용되는 공통적 요인이다.

세종시 공동주택 시장의 평균 분양가격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3㎡당 1000만~1100만원선을 유지하다 이번 `리첸시아 파밀리에'를 통해 1300만원대로 급등했다.

택지가·건축비 인상의 요인만으로 세종시 역대 최고 분양가격인 1300만원대를 받아들이라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설계공모를 통한 특화설계비 분양가격 책정 여부를 비롯해 분양가 상승을 이끈 주요 요건이 공개되지 않으면 고분양가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 컨소시엄이 당초 제시한 분양가격이 1300만~1400만원 선으로 알고 있다”면서 “세종시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건설업체가 제시한 금액을 소폭 줄이긴 했지만 실수요자들이 체감하기엔 여전히 높은 금액으로 적정 분양가를 도출하기 위한 세종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세종 홍순황기자

sony227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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