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안 듣는' 특성화고 활성화
`약발 안 듣는' 특성화고 활성화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1.12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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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현장실습·취업연계장려금 등 예산지원 불구
충북대 등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 미달사태 여전
특성화고 전형은 인기 … 선취업 후진학 취지 무색
신입생 모집도 난항 … `학벌 우선' 인식 개선 절실
첨부용.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8. /뉴시스
첨부용.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8. /뉴시스

 

정부가 특성화고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특성화고가 여전히 외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성화고는 매년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을 해야 하는 신세이고, 대학들은 특성화고 졸업생 중 취업자를 위한 모집 전형을 시행하고 있지만 미달 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특성화고 졸업자가 중소기업에 취업해 3년을 근무하면 3000만원 가량을 지원금으로 받는다.

지원금 항목을 보면 △고3 현장실습지원금(3개월·월 60만원) 180만원 △취업연계장려금 400만원(6개월 근무시) △청년내일채움 공제(3년형·자부담 600만원·월 16만5000원) 2400만원(정부취업지원금 1800만원+기업지원금 600만원) 등 자부담을 제외하면 총 2980만원이다.

2년 근무자도 △현장실습지원금 180만원 △취업연계장려금 400만원 △청년내일채움공제(2년형·자부담 300만원·월 12만5000원) 1300만원(정부 취업지원금 900만원+기업지원금 400만원) 등 총 1880만원을 챙긴다.

이처럼 정부가 목돈을 지원하면서 `선취업 후진학'을 독려하고 있지만 특성화고 졸업자들은 취업을 기피하고 대학 진학을 선호하고 있다.

11일 마감한 2021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충북대의 경우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은 15명 모집에 지원자가 6명에 그쳤다.

반면 특성화고 출신자 전형은 2명 모집에 6명이 지원해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시전형에서도 특성화고 출신자전형은 30명 모집에 301명이 몰려 10.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원대 역시 정시모집에서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으로 75명을 선발할 예정이지만 지원자는 18명에 그쳤다.

이 대학도 수시전형에서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으로 89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22명에 불과했다.

반면 특성화고 전형은 7명 정원에 106명이 몰려 15.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교통대는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으로 가군 5명, 나군 4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반면 특성화고 동일계 출신자 전형에는 4명 모집에 16명이 몰려 4대1을 기록했다.

도내 특성화고는 중학생들의 비선호로 매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교육청이 지난해 도내 26개 중학교 3학년 재학생 1만3072명을 대상으로 진학 희망 고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일반고 진학 희망 비율은 82.7%인 반면 직업계고 진학 희망 비율은 12.6%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도내 22개 특성화고 2021학년도 일반전형 모집 결과 전체 선발 정원 3038명 가운데 1814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지원자는 1609명에 그쳤다.

올해는 8개 학교에서 281명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미달학교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1차 추가모집에 들어간다.

청주 모 특성화고 교사는 “취업한 졸업생들이 승진 등에서 대졸자에게 밀리면서 몇년 뒤 대학 진학을 하고 싶다고 학교를 찾아온다”며 “학벌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정부의 선취업 정책은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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