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체력과 기초 학력
기초 체력과 기초 학력
  •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 승인 2021.01.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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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기초체력의 사전적 정의는 `기본적인 운동능력을 발휘하는 데에 필요한 체력'으로 근력과 지구력, 순발력, 평형성, 유연성 등이 포함된다. 이 정의를 보면 기초 체력은 운동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초 체력이 튼튼하지 않으면 운동을 배우고 능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교육의 기초체력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초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 학력의 사전적 정의는 `연령에 따른 학력의 단계에서 습득해야 하는 지식이나 기능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학력으로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이 사회생활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나 학교 교육에서 특정 교과를 학습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초적인 능력'을 말한다. 기초 학력은 연령에 따른 학력의 단계에서 습득해야 하는 지식이나 기능으로 기초 체력과 달리 연령과 단계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물론 기초 체력도 연령이나 단계와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기초 학력에 비해 연령과 단계가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과 비중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기초 학력은 연령과 단계가 중요하다.

기초 학력은 연령에 따라 단계에 따라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 만약 자녀가 연령과 단계에 따른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학습 지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연령과 단계에 다른 발달은 스위스의 심리학자인 피아제도 강조한 바가 있다. 피아제는 인지 발달 단계를 4단계 즉, 감각 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로 나누고 연령과 단계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 주장은 연령과 단계에 따라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발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자녀가 연령과 단계에 따른 기초학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먼저 진단과 함께 연령과 단계에 따른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연령과 단계에 따른 교육이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연령과 단계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교육이 있다는 것을 대부분 인정한다. 따라서 연령과 단계에 따른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져 기초 학력을 갖출 수 있을 때 우리의 자녀가 학습 지체로 평생교육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연령과 단계에 따른 교육과 함께 진단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평가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교육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교육만 있고 평가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게 되면 자신이 무엇이 어느 정도 부족한지 알 수 없게 되고 적절한 처방 즉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닌가. 문제는 표준화된 평가가 필요한가 하는 것인데, 기초 체력의 경우는 PAPS(학생건강체력평가)라는 표준화된 평가 기준에 의거 평가하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 기초 학력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때는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 평가와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등이 있었다. 지금은 일제고사라는 부정적 측면과 학교 간 비교 및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는 의견이 있어 사실상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면 진정 표준화된 평가는 부정적 측면만 있는가? 만약 긍정적 측면도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 또 혹자는 과거의 국가수준 기초학력 평가와 학업 성취도 평가를 도입하자는 말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은 아니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우려하는 것은 우리 자녀의 학력 저하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대한 반성이고 어떻게 하면 학력 저하를 막아볼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 모색과 고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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