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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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6.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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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교육에 희망이
이 남 덕 <청주 덕성초등학교 교사>

학교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어린이가 부주의로 작은 상처를 입어 간단한 치료를 받게 한 후 집으로 돌려보낸 뒤부터 개운 찮은 일이 전개됐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등교하는 아이들을 헤집고 허겁지겁 교실 문을 열더니 "학교에 공부하러 보냈지, 누가 그런 일 따위를 하라고 보냈느냐 당신이 책임져라"며 대뜸, 삿대질하던 모습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는 교직 친구의 이야기가 오늘따라 더욱 무겁게 자리한다.

그 학부모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식이다.

하지만, 우리 교사들에게도 자식과 마찬가지로 소중한 제자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교육현장의 고달픈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한 여운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어찌 교실 안에서의 배움만이 공부이고 교육이라 할 수 있을까

세상은 누구나 이웃과 더불어 땀 흘리며 살아가게 마련이다. 땀의 의미 속에 근로의 신성함이 있고 함께하는 이웃과의 정이 살아나며 살아가는 지혜가 터득되리라 믿는다.

요즘 교육현장의 최대 이슈로 '꺾일대로 꺾인 교권'을 한탄하기에 앞서 오히려 교육의 공급자인 우리가 정녕 추구하고자 하는 지표를 공고히 하고 의지를 충만하는 쪽으로 다져가야 하지 않을까

내 자식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의 자식에 대한 사랑, 내 자식이 몸담고 있어야 하는 주변의 환경을 스스로 가꿀 지혜를 찾으려 했던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자식의 몸에 난 상처보다는 더 크게 바라볼 수 있는 긍정적인 눈이 아쉬울 뿐이다.

텔레비전에서 '인간시대'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됐었다.

대역과 본인의 교차 출연으로 어둠의 터널을 슬기롭게 극복한 인간승리가 대부분이어서 가난하지만 청순한 삶의 방식에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장면 장면과 함께 어렸을적 텃밭에 심은 햇감자를 반 친구들과 땀흘려 캐내어 보릿짚대를 지펴 쪄먹던 기억도 겹쳐져 고운그림으로 채색된다.

이렇듯 교육의 어우러짐도 '인간시대'처럼 따스한 가슴과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일 때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참된 에너지가 더욱 발휘하여 '교육이 우리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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