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할수록 깊어가는 채산성 악화
납품할수록 깊어가는 채산성 악화
  • 고영진 기자
  • 승인 2007.06.08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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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중단전 가격변동사항 설명불구 종전가 고수
지난 6일 조업을 재개한 청주·청원지역 레미콘 회사들은 이번 사태가 "대기업 건설사들의 횡포때문에 발생했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자칫, 레미콘 업계의 조업중단이 장기화 됐다면 이 지역 건설현장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이 지역 레미콘 업계가 '가격담합'이라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면서까지 집단적인 '조업중단'을 단행한 이유는 '납품할수록 증가하는 채산성 악화' 때문이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이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들어 15%가량 오른데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골재채취 금지로 인한 골재수급 문제까지 겹쳐 레미콘 가격을 올리지 않고 납품을 계속할 경우 파산에 이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올 3월을 전후해 시멘트 가격이 톤당 7000∼8000원 가량 올랐고, 골재수급 악화까지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위 아파트단지 등을 건설하고 있는 민수부문 납품단가는 지난 2000년도 비슷한 수준인 ㎥당 4만3000∼4만5000원 정도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레미콘 업계는 조업중단을 결의하기 전 이러한 가격변동에 관한 사항을 건설사에 설명하고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당초 계약대로 한다"는 원칙만을 고수하며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지난달 말쯤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고 지난 1일부터 무기한 '조업중단'에 들어갔다.

건설사들은 이를 두고 "최대 호황기를 맞아 한몫 단단히 잡아보려는 레미콘 업체의 얄팍한 수단으로 '가격담합'에 의한 불공정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레미콘 업체들이 지역업체 주도로 이뤄졌던 조업중단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채 자사의 타지역 지사를 이용, 레미콘을 공급하자 인근에 지사가 없는 한 대형 레미콘 업체가 공급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또 레미콘 공급이 중단돼 공사에 차질을 빚었던 1군 건설사들이 납품단가 인상을 받아들이기로 하자 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5일부터 해당업체에 대해서만 물량을 '선별공급'하고 있다.

이로써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인한 이 지역 '공사대란' 우려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번 레미콘 업계의 '조업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레미콘 업체들이 물량 공급을 재개하고 있지만, 일부 건설사들이 지역 레미콘 업체들의 물량을 수주하지 않고 있다.

이는 레미콘 업체들의 '조업중단'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써 충분히 예상됐던 상황이다.

'조업중단'에 참여하지 않은 대형 레미콘 업체의 공장가동 사실이 알려지자, 충분치는 않지만 당장 급한 물량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일부 건설사들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레미콘 업체와의 거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지난 5일간 이뤄진 지역 레미콘 업계의 '조업중단'이 이들에게 얼마만큼의 득과 실을 안겨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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