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집약형 산업 … 지역 경제발전 일조
노동집약형 산업 … 지역 경제발전 일조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0.11.25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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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리즈> 충북경제 100년사-소금배에서 KTX까지
(22) 충북의 섬유산업
청주방직·대원모방 주도 … 대농 국내 굴지 업체로 성장
1980년대부터 경쟁력 상실·인력난 탓 사양산업 분류
테크놀로지 발달 … 산업구조 빠르게 기술집약형 전환
첨단산업 부상-섬유산업 쇠락 … 1990년대 역사속으로
노동직약형 산업으로 한때 충북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했던 섬유산업은 1990년부터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1980년대 제사공장 모습. /충북도 제공
노동직약형 산업으로 한때 충북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했던 섬유산업은 1990년부터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1980년대 제사공장 모습. /충북도 제공

 

충북은 1960년대 말부터 도시가 팽창하기 시작했다. 노동집약형 산업화가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를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은 섬유산업이었다.

충북에서는 청주를 중심으로 섬유산업이 발달했다. 견사, 방직, 메리야쓰, 직물, 타올 등의 다양한 섬유류 제품이 생산됐다.

섬유산업을 주도한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은 대농, 청주방직, 대원모방 등이었다. 이들 업체 중 대농은 충북의 섬유산업을 이끈 대기업이었다. 청주에 개별공단을 조성할 정도로 국내 굴지의 섬유업체이자 향토기업이었다.

대농은 1975년 6월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청주공장을 완공했다. 대농 청주공장은 매머드급 면방직공장이었다. 면화를 수입해 면사와 면직을 생산 수출했다. 대농공장은 부지 12만7354평, 연건평 6만8466평에 방적기 48만추, 직기 3300대를 갖춘 동양최대의 방직공장이었다. 1만명에 가까운 종업원을 고용했던 대농은 오랫동안 우리나라 대표적인 방직공장의 명성을 이어갔다. 대농 청주공장이 대규모 인력을 고용하면서 이 일대에는 일부 종업원들의 주거지 역할을 했던 쪽방 지역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밖에 청주방직 등 많은 군소 섬유업체들이 충북의 섬유산업을 이끌어갔다.

하지만 충북의 섬유산업은 1980년대부터 경쟁력 상실, 인력난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1993년 11월 말 기준 무역협회 충북지부의 충북지역 수출실적은 18억1343억만달러로 1992년 11월 말 기준 15억5590만달러에 비해 16.6%가 신장했다. 업종별로는 중화학제품 등은 증가했으나 섬유업종은 감소해 불황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섬유업계가 오랫동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언론보도를 분석해 보면 충북지역의 산업재편이 가속화 되고 있었다. 지역언론들은 충북지역산업계가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IT 등 기술집약형 산업에 노동집약형 산업인 섬유업계가 밀리고 있었다.

노동집약형 산업으로 경제성장에 일조했던 국내 섬유산업은 인력난, 인건비 상승과 저가의 중국제품에 밀려 경쟁력마저 상실하면서 사양산업으로 분류됐다.

특히 섬유업계는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 인력난을 겪어야 했다. 당시 섬유산업에 못지않게 전자전기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산업인력이 분산됐다.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과도기의 전자전기산업은 섬유산업 못지않게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이 같은 산업환경의 변화는 섬유산업의 사양산업화를 재촉했다.

일부 시설의 자동화를 시도하는 등 노동집약형에서 벗어나 인력난을 해소해보려 했던 섬유업계의 노력이 한계에 부딪혔다. 당시 사업장 규모가 커서 많은 인력이 필요했던 섬유회사는 자체적으로 학교를 운영했다. 인력확보를 위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농의 양백여상, 청주방적의 석천여상이었다.

청주방적 산업체부설학교로 운영되던 석천여상은 1994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해마다 150명의 신입생을 모집했던 석천여상은 당시 몇 년째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공장가동에 필요한 인력수급을 위해 운영했던 산업체부설학교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할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했다.

테크놀로지 발달은 산업구조를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빠르게 바꿔놓았다. 지역의 산업은 이러한 국내산업구조개편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갈렸다. IT 등 첨단산업이 부상하고 섬유산업은 쇠락했다.

이러한 변화된 산업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충북지역 섬유업체는 1990년대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동양최대를 자랑하던 대농청주공장 대신 그 부지에는 고층아파트와 상업시설이 들어섰다. 청주산업단지 내에 있던 섬유업체들은 업종을 전환하거나 문을 닫았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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