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세발 2
조주세발 2
  •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 승인 2020.11.05 1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자의 목소리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春有百花秋有月(춘유백화추유월) 봄에는 꽃들이 피고 가을에는 달빛이 밝다.

夏有凉風冬有雪(하유량풍동유설) 여름에는 산들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흰 눈 내리고

若無閑事掛心頭(약무한사괘심두)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는다면

便是人間好時節(변시인간호시절) 이것이 바로 우리 세상의 좋은 시절이라네.



무문관 공안으로 보는 자유로운 선의 세계로 여러분과 함께 할 괴산 청운사 여여선원 무각입니다.

이 시간에 탁마할 공안은 제법실상형인 무문관 제7칙 조주세발(趙州洗鉢) 2입니다.

무문관에 자주 등장하는 조주(趙州, 778~897) 선사는 그의 가르침과 법문 그리고 선기(禪機)와 지도방법이 워낙 탁월하고 번뜩이기 때문에 일명 구순피선(口脣皮禪) 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였습니다. 구순피란 입과 입술을 가리키는 말로 그 의미는 훌륭한 법문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은 바로 조주선의 별칭이기도 합니다.

조주 선사는 후대의 선종 각파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120세까지 사시면서 수많은 납자들을 깨우치게 하셨습니다. 다른 선사들이 할이나 몽둥이로 깨우침을 얻게 하는 데 비해 조주 선사는 한 마디 활구로 납자를 제접한 것으로 더 유명한 분입니다.

선사가 14세 때에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남전스님과 나눈 일화는 지금도 선의 백미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선사에게는 직계에 법을 이은 제자가 없다고 합니다. 이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엄밀한 선(禪)의 세계를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여기에 우리가 바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조주 선사가 훌륭한 법문과 선기(禪機)로써 수많은 납자들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인 것입니다.

그러나 선가(禪家)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무자화두라든가 정전 백수자 화두와 유명한 끽다거 또한 바로 조주 선사의 선문답에서 유래된 공안 입니다. 또한 조주 선사를 일컬어 천하조주(天下趙州)와 조주고불(趙州古佛)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만큼 선사의 법력이 탁월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조주 선사로부터 기원한 공안이 매우 많은데 조주 선사와 관련된 공안들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문관 외에 벽암록에 수록된 100칙 가운데에도 조주 선사에 대한 공안은 무려 12개나 됩니다. 예를 들어 무문관 1칙에도 나오는 조주구자(趙州狗子) 공안이나 뜰 앞에 잣나무라고 한 조주백수(趙州柏樹) 공안과 차나 마시게라고 한 끽다거(喫茶去) 공안 등이 있는데 이 세 공안들은 너무나 유명하여 중국 천하를 휩쓸고도 모자라 우리나라와 일본도 점령해 버린 공안 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무문관 제7칙 조주세발(趙州洗鉢) 3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여기 충청 타임즈와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이 지극히 행복하고 즐거운 주인공의 삶을 영위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