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선언한 3월 전년보다 39.5% 늘어
경영난에 구조조정… 재취업 어려워 도박 유혹 쉽게 빠져
충북에 거주 중인 30대 남성 A씨는 온종일 휴대전화를 손에 잡고 산다. 밤낮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 결과를 보기 위해서다.
A씨가 스포츠 경기에 목을 매는 이유는 다름 아닌 `돈'이다. 그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통해 하루에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배팅을 한다.
A씨가 불법 도박에 빠진 시점은 불과 두 달 전이다.
다니던 직장은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빠져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알아본 재취업 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자의 반 타의 반 백수가 된 A씨. 무료함을 달래려 손댄 사설 스포츠 토토에 `중독'됐다.
그는 “집에만 있기 심심해 호기심으로 한 사설 토토에 너무 깊이 빠져 버렸다”며 “`그만해야지'하면서도 어느새 손은 배팅 버튼을 누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바깥출입보다는 안에 머무는 생활양식이 자리 잡은 요즘, 도박에 손을 대는 이들이 늘고 있다.
7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세종충북센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상담 프로그램 이용 건수는 1552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918건)과 비교하면 69.1%(634건)나 증가했다.
`집콕 생활', `실내 여가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도박 중독 현상도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도박 문제가 날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내 모 고등학교 학생은 불법 온라인 실시간 도박으로 1500만원을 날렸다.
종류는 다양했다. 해당 학생은 스포츠 토토는 물론 바카라 등 카지노류 게임에 손을 댔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친구는 물론 선배에게까지 돈을 빌렸다.
도박 중독 세태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충북을 포함해 전국적인 현상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펴낸 코로나19 도박행위 변화 양상을 보면 센터 이용인원은 지난해 2162명에서 올해 2508명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선언이 이뤄진 지난 3월 이용 인원은 89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638명) 39.5%나 증가했다.
세종충북센터 관계자는 “도박 중독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근래 들어 코로나19 등으로 바깥 활동이 줄어든 것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박 중독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예방 교육과 치유 재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도박을 끊기 어려운 경우에는 센터에서 운영 중인 대안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준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