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품귀
독감백신 품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10.0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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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백신·트윈데믹 불안감 유료접종 급증탓
물량 순차적 공급 … 당분간 혼란 이어질 듯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다니는 소아과에 독감 백신 재고가 없다네요.”, “독감 백신 접종 가능 병원 어디 있나요?”

청주지역 한 인터넷 맘카페에 올라온 글들이다.

독감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효능이 없을 것이라는 `물백신' 파동에 `트윈데믹'(코로나19+독감 동시 유행) 불안감까지 확산, 유료 예방접종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백신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가정의학과 의원 데스크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한 가족은 “백신 재고가 없습니다. 이른 시일 내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는 발길을 돌렸다.

간호사는 “예상보다 물량이 빨리 동났다”라며 “업체에 확인한 결과 다음 주는 돼야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동네 의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원구 율량동의 한 소아과에 전화 문의를 한 결과 돌아온 답변은 같았다. 이 병원 관계자는 “무료접종이 중단된 후 재개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유료 접종을 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찌감치 물량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나마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등 중·대형급은 아직 물량이 남아있어 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루 2시간 동안 정해진 물량만큼 선착순에 한해서다.

품귀에 가까운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우선 트윈데믹 불안감을 꼽을 수 있다.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의 품질 문제가 생기면서 정부는 지난달 22일 무료접종을 중단했었다.

이후 25일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 대상 무료 접종을 일선 병원의 유료접종 독감 백신을 활용해 재개하면서 `서둘러 맞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작용, 빠른 속도로 물량이 소진된 것이다.

현재 13~18세, 62세 이상 무료 접종은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물백신 파동으로 독감 무료접종 재개 일정이 늦어지면서 기다림 없이 유료로 백신을 맞는 이들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독감 백신을 맞아도 항체 형성에 2주가 걸리기 때문에 다음 달이 되면 자칫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원 곳곳에서 독감 물량이 소진된 게 시민 불안감을 키우면서 장거리 이동까지 감수하고 백신을 접종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복대동에 거주한다는 한 네티즌은 “집 근처 병원에 백신이 없다고 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택시 타고 송절동 소아과까지 가서 자녀 접종을 마쳤다. 돈은 들었지만 주사를 맞히고 나니 맘이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정부는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품질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 오는 12일부터 국가예방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되는 탓에 당분간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병원들은 전망하고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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