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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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진 기자
  • 승인 2007.05.3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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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자금유치전 유감
혁신도시 예정지인 진천군 덕산면과 음성군 맹동면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때아닌 손님(?) 맞이로 분주하다.

빠르면 오는 8월쯤 보상이 끝나는 3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놓고 은행과 투자증권사 등의 금융기관들이 이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보상금 유치전을 벌이는 터에 달갑지 않은 손님을 매일 같이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보상금 유치전담팀까지 구성한 모 은행 음성지점은 보상금을 고수익 펀드에 예치할 것을 권유하는 안내문을 맹동면과 덕산면 지주들에게 최근 발송했다고 한다.

또 한 증권사는 주택공사가 토지보상업무를 전담키 위해 맹동면 두성리에 설치한 혁신도시사업단 건물 맞은 편에 영업점을 차려놓고 현장에서 투자유치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 대단한 정성을 쏟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불확실한 이주대책과 넉넉하지 않은 보상가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금융기관들은 보상금 유치에만 혈안이 돼 소위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싸우고 있는 이 지역 주민들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무분별한 자금유치경쟁으로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하는 행동은 자제돼야 한다. 금융기관의 이 같은 과열 경쟁이 개발논리에 희생돼 치유가 필요한 순수한 '농심'을 세인들의 눈에 '돈심'으로 비춰지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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