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고분·농경지 삼킨 '하늘에서 본' 영산강 대홍수
1500년 고분·농경지 삼킨 '하늘에서 본' 영산강 대홍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8.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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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쏟아진 물폭탄에 대홍수가 발생한 전남 나주 영산강 유역은 무너진 제방 사이로 성난 파도처럼 밀려든 황톳빛 강물에 농경지 800여㏊가 순식간에 바다로 변하는 등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역대급 홍수는 1500년 역사를 간직한 복암리 고분군까지도 집어 삼킬 정도로 맹위를 떨쳤다.



9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7~8일간 이어진 폭우로 최대 390㎜의 누적 강수량을 보인 나주 지역은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이어졌다.



영산강 수위 상승으로 불어난 강물이 지천으로 역류하는 바람에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문평천 제방이 붕괴돼 수마가 덮친 나주 다시면 복암·가흥·죽산들 농경지 볏논 532㏊(160만평)는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물이 빠져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지만 올해 농사는 사실상 망친 셈이다.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시면 복암리 고분군(사적 404호)도 물에 잠긴지 하루만에야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고분군은 전날 오후 7시께 4~6m 높이의 총(塚·무덤) 4개 중 영산강변쪽에 위치한 고분 1개가 물에 잠기면서 재난당국에 비상이 걸렸었다.



고대 마한(馬韓)과 영산강 고대문화의 중심지에 자리한 복암리 고분군은 나주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민물장어 요리로 유명한 구진포 식도락거리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식당 운영자들은 피해 복구와 영업재개를 위해 물이 빠지기만을 기리고 있다.



나주시가 이날 오전 6시께 집계한 폭우 피해는 농경지 침수 888㏊(볏논 802㏊·시설채소 86.2㏊), 주택 침수 43채, 축사 침수 33동(오리 7만3500마리), 도로 침수 16건·유실 1건, 소하천 제방 호안유실 12건, 산사태 16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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