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 아파트 동대표 `갑질 횡포'
청주시내 아파트 동대표 `갑질 횡포'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0.07.23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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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경비원 초소 돌며 질책·계약해지 협박
관리소 직원에 업무지시·근태 시간별 보고 요구
2년새 5명 교체 … 업계 `관리소장 무덤' 불리기도
민원 접수·현장조사 한 청주시 “자체 해결” 뒷짐
강씨 “근무시작 시간 … 일어나지 않아 깨운 것 뿐”

청주시내 한 아파트가 동 대표 한 명의 `갑질' 횡포로 주민 등 구성원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참다못한 경비원 한 명이 청주시에 갑질 민원을 제기했지만 청주시는 `자체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안다'며 뒷짐이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7개동 560세대 규모의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A아파트다.

갈등은 2년 여전, 이 아파트 103동에 사는 B모씨(64)가 동 대표로 선출되면서 시작됐다.

이 아파트 주민들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따르면 B씨는 아파트 관리소장을 비롯해 직원과 경비원들에게 부당한 업무를 요구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경비원들은 B씨가 새벽 5시부터 단지 내 5군데 경비초소를 돌면서 경비원들을 깨우며 근무태도를 질책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24시간 경비초소 밖 의자에 앉아 근무할 것을 요구했고 근무시간 담배피는 것조차 나무랐다.

B씨에게 밉보여 경비원직을 그만뒀다는 김모씨(61·청주시 청원구 내수읍)는 “맘에 들지 않는 경비원에 대해 계약해지를 운운하며 협박했다”며 “갑질도 그런 갑질이 없었다”고 흥분했다.

관리소장을 비롯해 관리소 직원들에 대한 업무간섭은 정도가 더 심했다.

관리소장에게 정화조 인분청소를 지시하고 하루 근무시간을 정해 게시판에 적어놓고 직원들의 이행 여부를 시간별로 보고하라며 닦달했다.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퇴근시간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밤늦게까지 관리소장을 다그치기 일쑤였다는 게 관리소 직원들의 전언이다.

해고를 요구한 직원을 제때 내보내지 못한 책임을 물어 그 직원의 임금을 소장 급여에서 삭감하기도 했다.

B씨의 이런 행태 속에 지난 2년 새 이 아파트에는 관리소장이 5명이나 바뀌었다.

직전 관리소장은 “죽고싶다”는 말을 거듭하다 석 달 전 사표를 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이런 이유로 지역 주택관리사 업계에서 이 아파트는 `관리소장 무덤'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B씨의 행동은 동대표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닌 전형적인 갑질이었다”며 “입주민 대표들 중 강씨 편을 들어주는 세력이 있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새벽 근무시작 시각에 경비원들이 일어나지 않아 깨운 것 뿐”이라며 “직원들이나 경비원들의 주장 모두가 터무니없으니 제대로 확인해 보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지난 4월 이런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을 조사했던 청주시는 “아파트 주민들간 갈등에 대해 현행법상 조치할 방법이 없다”며 “자체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오영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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