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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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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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 통·폐합과 국태민안
김 영 일 <본보 대표이사 사장>

오늘은 불기(佛紀) 2551년 4월 8일(음력)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지구상에 오신 날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본명은 고다마 싯다르타이며 석가모니(釋迦牟尼)는 석가족의 성자란 뜻이다. 싯다르타는 현재의 네팔 남부와 인도의 국경부근 히말리야 산기슭에서 나라를 이룬 석가족의 왕자로 태어났다. 어머니인 마야 왕비가 당시의 습속대로 친정으로 해산하러 가던 도중 룸비니 동산에서 출산했다. 이때가 BC 563년이다.

싯다르타는 태어나자마자 사방 7보를 내딛고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우주만물 중에 내가 가장 존엄한 존재란 의미로 모든 인간이 존엄성을 가진다는 평등의 의미로 해석)'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리고 1주일만에 어머니와 사별하고 이모의 손에서 자라나 16세에 결혼해 아들을 두었고 29세에 출가해 6년간 고행해 깨달음을 얻었으며, 아들을 포함해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고 80세에 영면했다.

전국에 있는 모든 절에서는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회를 연다. 많은 불교신자들이 참여함은 물론이고 구경삼아 절을 찾는 이들도 많다. 이들 중에는 정치인도 포함된다. 특히 정치인들은 일정표를 짜서 신자수가 많은 절을 우선순위로 찾는다. 표가 있는 곳이면 달려가는 이들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를 비난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

오늘 절에 가서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편안함)과 국운이 융성하기를 비는 정치인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본다. 정치인이라면 자신보다는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이 편안하도록 기도를 드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이와 다를 것으로 필자는 믿는다. 아마도 이들은 다음 선거에서 자기가 당선되기를 빌 것이다. 그런 생각에 젖어 분주하게 이 절로 저 절로 옮겨다닐 게 분명하다.

지금 정치권은 통합논의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도 유력 입후보 예상자들의 힘겨루기 현상이 나타나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인다. 경선관리위원회와 후보자 검증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한나라당, 그리고 이들에 비해 언론의 주목을 덜 받으면서도 대선을 향한 움직임을 눈물겹도록 보여주는 군소정당들의 활동이 국민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가운데 12월 대통령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연일 언론의 감시를 받고 있다. 조그마한 말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언론계의 현실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이 정치인들의 속내일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의도적이던 그렇지않던 대통령의 말실수를 지켜봤다. 정제되지 않고 속사포를 연상케 하는 대통령의 말솜씨()에 넌더리가 날 정도로 식상해 있는 국민들이 많다. 맞장 토론와 계급장 떼고 말겨루기 등등 새로운 토론문화를 창출한 참여 정부에게 토론문화 향상에 기여한 공으로 국민의 상을 줌이 어떨까 한다.

얼마전 장애인과 영화배우를 비하한듯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사과까지 한 대권경쟁자도 있다. 표를 얻으려다 오히려 낭패를 본 경우다. 거칠고 절제되지 않은 발언태도 등으로 국민에게 따돌림을 받은 참여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 안타깝기까지 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은 엄연한 대통령임에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성세대 정치인과 국민들의 관심을 얻고 정치의 중심에 서려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참여정부는 임기가 9개월 정도 남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부처의 기자실을 통·폐합하려는 조치를 진행중이다.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가 이 문제로 새로운 언론탄압이라는 등 시끄럽다.

기이한 발상으로 정치의 중심에 있으려는 듯한 대통령의 태도가 안타깝다. 차라리 조용하게 절에 가서 국태민안을 비는 대통령의 참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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