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청주 장기미제 살인사건 2건 범행”
“이춘재, 청주 장기미제 살인사건 2건 범행”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7.02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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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년에 걸친 `화성 연쇄살인사건' 재수사 결과 발표
청주~화성 오가며 잔혹한 범행 … “14명 살해·9명 성폭행”

1991년 청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주부·여고생 살인사건이 경기 화성 연쇄살인범 이춘재(57)의 범행으로 결론 났다. 1년에 걸쳐 이뤄진 경찰 재조사 결과, 이춘재는 여성 14명을 살해하고 다른 여성 9명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도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는 1991년 1월 `가경동 10대 근로 여고생 살인사건'과 1991년 3월 `남주동 20대 주부 피살 사건'을 저질렀다.

이춘재가 청주에서 살인을 저지른 시기는 화성 9차(1990년 11월)·10차(1991년 4월) 사건 사이다. 불과 5개월 사이에 화성과 청주를 오가면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이춘재가 청주에서 저지른 두 사건 범행 수법 역시 화성 연쇄살인과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1991년 1월 27일 오전 10시 50분쯤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공사 현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여고생 박모양(당시 17세)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박양은 입에 재갈이 물려 있었고 양손이 뒤로 묶인 채 목 졸려 숨져 있었다. 숨진 박양은 발견 장소 인근 방적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 여고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이후 한 남성이 유력 용의자로 체포됐지만 재판 과정에서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3월 7일 남주동에서는 주부 김모씨(당시 29세)가 피살됐다. 흉기에 찔려 숨진 김씨 역시 양손이 뒤로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려 있었다. 당시 경찰은 집에서 금품이 사라지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면식범 범행으로 판단, 수사를 벌였으나 사건을 해결하진 못했다.

청주 살인사건과 더불어 이춘재는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 화성에서 10건에 이르는 살인을 저질렀다.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도 이춘재가 범인이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되신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분과 그의 가족, 그 외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손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전체 수사 과정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잘잘못 등을 자료로 남겨 책임 있는 수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역사적 교훈으로 삼겠다”며 “진행 중인 8차 사건의 재심 절차에는 지속해서 협조하고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또 다른 피해 사례가 확인되는 경우에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춘재는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간·살인·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그는 부산교도소에서 25년간 복역하다가 지난해 재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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