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보다 더하다”
“IMF 때보다 더하다”
  •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7.02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자 곳곳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항공사와 여행업계의 경영난이 부각되고 있지만 제 주변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실감하는 분야는 이벤트 업계입니다.

한국이벤트협회 충북지회는 지난달 23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자치단체 행사 개최를 호소했습니다.

충북지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 확산으로 축제와 이벤트성 행사들이 모두 취소돼 도내 이벤트 관련 종사자와 가족 1만여 명의 생계가 막막하다”며 “하반기 행사와 축제가 취소되면 충북지역 업체 80% 이상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충북지회는 자치단체 행사 개최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방역, 예방정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온라인 행사 중계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미 소규모 이벤트회사 대표 중 한 명은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꾸릴 정도로 관련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이벤트 중계회사 관계자는 “성수기인 3월부터 5월까지 일이 거의 없었다”며 “IMF 때보다 더하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저는 혹독한 경험을 겪어 이벤트 업계의 어려움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1998년 설 명절을 맞았지만 월급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집으로 도저히 갈 수 없어 회사 근처에서 선배 기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선배 기자들은 언론계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토로했고 두 명은 나중에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IMF 외환위기로 지역 언론이 초토화된 상태에서 저도 충북을 떠나기로 했고 신문기자에서 라디오방송 기자로 이직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격언처럼 언론계도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조금씩 살아났고 방송계는 호황을 맞았습니다.

도내 방송사 중 한 곳은 그 당시 한 달 매출이 20억 원을 넘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 달 매출이 10억 원을 채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18년 전에 20억 원을 넘었다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방송계가 호황을 맞았듯이 저는 코로나 사태 이후 또 다른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언론계는 `종이(신문)'에서 `TV(방송)'플랫폼으로 급속히 이동했습니다.

이미 언론계 플랫폼은 `TV'모니터에서 `모바일'로 상당 부분 이동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그 속도는 훨씬 빨라질 전망입니다.

제가 재직하는 회사에서 매일 발송하는 모바일용 `문자뉴스'는 비용 문제 등으로 5천명 선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신규 신청자가 많아 현직에서 은퇴한 공직자 중 상당수를 제외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모바일 플랫폼과 연관된 콘텐츠는 서비스 희망자가 많은 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문자뉴스'가 입증한 것입니다.

지금 이벤트업계가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온라인 중계를 대안으로 내놨듯이 도내 언론사들도 모바일을 통한 기회를 잡기 위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