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아이 학대가 늘고 있다
노인과 아이 학대가 늘고 있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6.15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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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노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학대 소식이 들려온다. 신체적으로 힘이 없는 노인과 어린이에게 가해지는 학대는 그 방법도 끔찍하다.

최근에 발생한 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천안의 9살 어린이, 머리 정수리가 찢어지고 온몸에 멍이든 채 발견된 창녕의 9살 어린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가 얼마나 잔인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지만, 이 사건은 아동학대 일부분일 뿐이다.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로 사망한 현황을 보면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아동학대로 사망한 건 수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어린이의 안전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또 아동학대의 가해자 77%가 친부·친모로 조사됐지만, 최근 사건에서는 계모·계부로 그 범위가 넓혀지면서 아동 학대 양상도 잔혹하기 그지없다. 천안의 어린이는 친부와 계모로부터 상습적으로 맞고 살았고, 창녕의 어린이는 발견 당시 굶주린 상태로 계부가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을 올려놓게 하고 쇠사슬에 묶어 놓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충격을 주었다.

아동학대의 충격 여파로 정치권에서는 `아동학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아동학대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부모의 체벌을 합리화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슈가 될 때야만 움직이는 대책 마련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고 보면, 실효성을 고려한 법률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노인 학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 및 학대건수는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2014년에는 3532건이 노인학대로 신고되었고, 2015년 3818건, 2016년 4280건, 2017년 4622건, 2018년 5188건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국 34개 노인보호전문기관이 2019년 한 해 동안 접수한 신고와 상담사례를 분석해 발표한 `2019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만6071건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노인학대도 증가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아동학대처럼 노인학대도 대부분 가정 내에서 벌어졌고, 가해자도 대부분 가족으로 조사됐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급격하게 접어들면서 노인문제에 대비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가족이란 의미가 무너지고 있음을 학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늘어나는 아동과 노인학대를 예방하려면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인식과 교육이 요구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소유가 아닌 동등한 존재로 인정해 주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모두 잠재적 노인이란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노인들의 수명은 늘어나고 노인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구조 속에서 노년의 삶은 새롭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공동체의 출발은 가정이다. 복지예산을 건축과 시설물 운영에 쓸 것이 아니라 가족공동체라는 미래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아동과 노인의 안전을 보장하고 힘쓸 때 공동체 정신은 빛을 발할 수 있다. 모든 존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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