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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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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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예절교육을 생각하며…
안 병 옥 <아산교육청 교육장>

일본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동경으로 가던 중이었다.

내가 탄 기차 칸은 대부분 책 읽는 사람들로 조용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섯 살 정도 되는 예쁜 여자 아이와 엄마가 기차에 타더니 내 앞에 앉았다.

잠시 후 차창 너머로 후지산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후지산이다!'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 큰 소리도 아니었지만 아이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얼른 그 기차 칸 밖으로 나갔다.

얼마 후 돌아 온 아이 얼굴의 눈물 자국으로 보아 꾸중을 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놀란 것은 그 다음 광경이었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그 기차 칸에 있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했다.

어느 선배 교장선생님이 들려주신 체험담을 듣고 많은 생각에 잠겼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도 그 아이는 그 날 엄마로부터 기차 안의 예절을 분명히 배웠을 것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알았을 것이며, 잘못한 행동에 대해 반성하는 것도 배웠을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새삼스레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어떻게 자녀교육을 실천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어린이날이 되면 흔히 부모들은 내 아이에게 어떻게 해줄까를 고민해본다. 자녀들에게 특별한 음식을 사주고 예쁜 옷과 장난감을 선물한다. 좋은 책도 사주고 공연 관람도 데리고 간다.

어린 시절의 많은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너도나도 앞 다투어 어린 시절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 열심히 노력한다.

특별한 사랑 속에 훌륭한 자녀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것이다. 그런데 부모가 기대하는 자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자녀를 잘 양육하고 있는 것일까 평소에 우리는 어린이의 내면적인 심성계발에 얼마나 정성을 쏟고 있을까 어린 시절에 형성되는 기초기본 예절교육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가. 무조건적 사랑이 아닌 옳고 그름을 분명히 알려 주는 교육을 잘 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예의범절이 뛰어난 국가로 인정받아 왔다. 예로부터 예의범절을 생명처럼 여기며 살아온 민족이기 때문이다. 어른의 기침소리 한마디에 자신의 잘잘못을 스스로 되돌아보던 우리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자식 기 살리기'에 힘쓰고 '하지 마라'교육이 비판받는 사이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지켜야 할 규범에 대한 판단력이 약해지고 말았다. 어른에게 자리 양보하기, 자기 물건 챙기기, 공공물건 소중히 사용하기,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 질서 지키기 등 기본예절이 자연스럽게 지켜지지 않는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한 수정은 습관이 아직 고착화되지 않은 어린 시절에 이루어져야 한다. 침대머리 교육이 강조되는 의미도 일찍부터 옳고 그름의 판단을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고자 함이다. 어린아이 침대머리에서 매일 성경이나 좋은 책을 읽어주면서 '착하게 커라, 서로 이해하라,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가르친다면 그보다 더 훌륭한 도덕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밥상머리 교육도 강조하고 싶다.

식구들이 함께 밥을 먹으면서 다정한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절에 벗어난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잘못을 가르쳐 주는 것이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요, 훌륭한 예절교육이라고 여겨진다.

옳고 그름의 판단력을 키우고, 남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알고, 합리적이고 냉철한 사고력을 기르도록 칭찬과 벌을 조화롭게 사용해야 한다.

누구나 자식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고 싶어 한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글로벌 인재로 자라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게 국제적인 매너(예의범절)를 어려서부터 체득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훌륭한 자녀로 키우는 부모의 자식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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