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농담' 손혁 감독 상대로 50승 성공
`아홉수 농담' 손혁 감독 상대로 50승 성공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5.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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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박종훈 현역 16번째 달성

 

개인 통산 50승. KBO리그에서 100명이 넘게 달성한 기록이다. 하지만 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9·사진)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박종훈은 지난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홈런)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다. 키움 타자들이 5차례 도루에 성공하며 박종훈을 흔들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해냈다.

팀이 2-1로 앞선 5회말 2점을 헌납해 패전 위기에 놓였던 박종훈은 타선이 6회초 2점을 올리며 역전해 승리 요건을 갖췄다. 팀이 5-3으로 승리하면서 박종훈은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50승을 달성했다.

일단 박종훈의 승리는 팀의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은 승리였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SK는 20일 키움전 승리로 10연패에서 탈출했다.

`50'이라는 숫자는 박종훈이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달아온 등번호이기도 하다. 여기에 손혁 현 키움 감독과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박종훈은 지난해 8월23일 인천 한화전에서 개인 통산 49승째를 따냈다.

이후 박종훈이 승리를 수확하지 못하자 지난해 SK 투수코치였던 손 감독은 그를 향해 `나는 38번을 달고 뛰었는데 통산 36승을 하고 은퇴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박종훈이 아홉수를 빨리 털어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던진 말이었다.

하지만 박종훈은 시즌 끝까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채 2019시즌을 마쳤다.

아홉수는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박종훈은 지난 7일 인천 한화전과 14일 잠실 LG전에서 각각 5이닝 2실점씩을 기록하며 무난한 투구를 했지만,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야 승리를 따내며 아홉수에서 벗어났다. 272일 만에 낚은 승리였다.

게다가 짓궂은 농담을 던졌던 손 감독을 적으로 만난 경기에서 보란듯이 승리 투수가 됐다.

통산 50승이 대단한 기록은 아니지만,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기록도 아니다. 현역 투수 중 통산 50승을 돌파한 것은 16명 뿐이다. 1990년대 생 투수 가운데 개인 통산 50승을 달성한 것은 NC 다이노스의 이재학(64승)과 박종훈 뿐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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