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제 모르는 고령층 … 빈손 귀가 속출
5부제 모르는 고령층 … 빈손 귀가 속출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5.18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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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접근성 떨어지는 노인들 곳곳서 신청 진땀
세대주 신분증·위임장 지참 안해 발길 돌리기도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 날인 18일 청주시 서원구 NH농협은행 사창동지점에서 시민들이 지원금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조준영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 날인 18일 청주시 서원구 NH농협은행 사창동지점에서 시민들이 지원금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조준영기자

 

“5부제가 뭐여? 그냥 신청하면 지원금 주는 것 아니여?”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첫 날인 18일 내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장모씨(80)는 불만 섞인 질문을 쏟아냈다.

장씨는 이날 아침 큰딸로부터 재난지원금 신청 권유를 받고 무작정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시행 첫 주 `5부제(요일제)'에 걸려 빈손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장씨는 허탈한 마음에 함께 기다리던 대기자 여러 명에게 재차 되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이 `어르신이 잘 못 알고 오셨다'였다.

장씨는 “하루라도 빨리 신청하고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왔더니 태어난 해를 따지고 있다”면서 “당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할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난 모습으로 발길을 돌린 장씨는 1940년생이다. 오프라인 개시 첫 주 5부제 시행 방침에 따라 오는 22일(금요일)에나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혼선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지원금 신청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은 세대원 자격으로 지원금 신청을 하러 왔다가 위임장이나 세대주 신분증을 챙겨오지 않아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강모씨(69·여)는 “내가 1951년생이어서 지원금을 신청하러 왔는데, 세대주가 아니라 거절당했다”며 “위임장을 갖고 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냥 돌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읍면동 주민센터는 밀려드는 지원금 신청 업무 처리하랴 민원인 응대하랴 진땀을 흘려야 했다.

또 다른 오프라인 신청 창구인 은행도 줄 잇는 지원금 신청 행렬로 북새통을 이뤘다.

같은 날 오전 10시 NH농협은행 사창지점에는 30명에 이르는 대기자가 몰렸다. 이 중 상당수는 지원금 신청을 목적으로 은행을 방문했다.

해당 지점은 일시적으로 몰린 신청 수요에 따른 업무 혼선 방지와 원활한 지원금 신청 안내를 위해 일부 직원을 동원, 인터넷뱅킹(온라인신청)을 안내해야 했다.

일부 은행에선 읍면동 센터에서 일어난 사례와 비슷한 상황이 종종 연출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러 은행을 찾으시는 고객은 주로 60~80대 고령층”이라며 “신청 절차를 정확하게 모르고 오시는 분이 꽤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혼선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가구원 수에 따라 4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된다.

선불카드나 신용카드, 체크카드 포인트로 받은 지원금은 오는 8월 31일까지 사용해야 한다.

도내 지원금 지급 대상 가구는 72만4000여 세대다. 지원금 규모는 4459억원에 달한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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