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숨결로 되살린 회화적 시각의 경계
생명의 숨결로 되살린 회화적 시각의 경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4.2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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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쉐마미술관 특별기획전 `비스듬한 경계' 개최
강주형·김윤호·나수민·이승훈·홍가람 작가 참여
애니메이션기법 활용 실험·상상력·사회문제 표현

 

청주 쉐마미술관이 2020년 특별기획전 `비스듬한 경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통 매체인 회화 작업을 하면서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들과 초평면의 화면 위에서 애니메이션 기법들로 회화적 시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5명의 작가를 초대해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강주형, 김윤호, 나수민, 이승훈, 홍가람이다.

강주형 작가는 익숙한 시간과 소재, 그것들이 가지는 운동성을 `시간-회화'에 보여준다. 사회 속, 생활 속 대상들은 움직임을 획득하고 켜켜이 색을 쌓아간다. 기존의 대상들은 작가의 직조에 의해 새로운 대상으로 탈바꿈된다. 익숙한 형태나 움직임의 재현이 아닌 새롭게 생산된 대상들과 그 대상들이 운동하는 표면을 작가는 캔버스가 아닌 디지털 매체 위에 붓질의 반복과 실험을 거치며 확장시킨다.

김윤호 작가는 작가가 성장해온 시대의 문화적 코드로서 만화라는 매체를 중시하고 그 팝 컬처로서의 정서나 문법에 익숙하다. 무엇보다 J-Pop의 만화 같은 분방한 오타쿠적 감성은 인간 몸체와 다른 몸 그리고 변신의 자유로움, 공간적 변환의 자유로움, 관점 이동의 자유로움을 순수하게 표현한다. 셔틀콕의 깃털에서 시작하는 그의 상상력은 생명의 원류적인 흐름으로까지 나아가 그 속도감의 소리까지 만화적 상상력으로 작가만의 미디엄으로 보여준다.

나수민 작가는 청년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이 시대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다. 최저임금 이슈와 청년 노동, 사회와의 소통을 거절하고 고독을 선택한 청년들의 일상을 담아낸다. 동시대를 살지만 각지 다른 청년들의 현실을 작가는 핑크빛으로 담아낸다.

이승훈 작가는 작가가 체험한 일상의 기억의 단서를 근거로 여러 개별 이미지들을 만들어 화면에 보여주고 있다. 사실적 표현이 아닌 멈추는 일이 없는 대상을 관찰하고 지각하는 과정을 통해 초평면의 화면 위에 정확한 재현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넘어 회화적인 화면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바라보는 사회 풍경들은 극도로 확대한 화면의 픽셀 앞에서 태블릿 펜을 쥔 채 진행된다.

홍가람 작가는 현재의 상업적인 애니메이션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가의 애니메이션 작업은 영화를 이루는 전체로서의 몽타주에서 쁠랑이라는 운동-이미지들을 해체하고 조합하여 하나의 움직이는 그림처럼 재구성한다. 혹은 하나의 `그림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화화 그림의 사이 어딘가쯤에 위치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을 `상영한다'라기보다는 `위치해 있다'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전시와 상영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형태로 접근하기 위하여 홍가람 작가는 독립된 디스플레이 장비를 통해 하나의 그림처럼 반복 재생되며 하나의 쁠랑으로 오브제화한다.

한영애 학예사는 특별기획전에 대해 “참여 작가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되는 지금의 사회적 이야기, 그 사회에서 부딪치는 개인사적 문제들과 시대의 문화적 코드로서 만화들을 새로운 소재로 삼아 각자의 시각적 방법으로 재탄생된다”며 “이러한 시도는 현대미술에서 우리의 사고방식의 체계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확인하며 지역의 관람객들에게 확장된 시각예술의 감상의 기회를 만들며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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