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갈등 불씨된 `아동돌봄쿠폰'
지역사회 갈등 불씨된 `아동돌봄쿠폰'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4.21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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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맘카페 등 사용처 문의 · 후기 등 글 잇따라
비수혜자 상당수 “상대적 박탈감”… 따가운 시선
수혜자 “국가 지원금 … 눈치봐야 하나” 불만 팽배

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급한 아동돌봄쿠폰이 지역사회에 분란을 일으키는 씨앗이 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책 수혜자와 지급 대상에서 빠진 아동보호자가 `돈'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는 모양새다.

정부가 아동수당을 지급받은 만 7세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에 돌봄포인트를 준 이달 중순부터 도내 인터넷 주부 커뮤니티엔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글은 포인트 사용처를 문의하거나 사용 후기를 알리는 내용이다.

관련 글은 커뮤니티마다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에 달할 정도다.

반면 돌봄쿠폰을 받지 못한 아동 보호자 상당수는 곱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올라오는 관련 게시물이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부추긴다는 이유다.

한 주부 커뮤니티 회원은 “수혜 대상에서 빠진 일부 부모님들은 청원까지 하시는데, 너무 즐기듯 글이 많이 올라와서 마음이 안 좋다”며 “상대적 박탈감 좀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자중론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회원은 “나도 받았지만 받고 감사할 줄 알고 소신껏 쓰면 되지 뭘 자꾸 묻고 따지냐”며 “줬으면 알아서 받았으면 알아서 조용히 쓰자”고 지적했다.

불만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비판 대상으로 몰린 수혜자 측도 반박하고 나섰다. 국가가 지급한 지원금을 `눈치' 보면서까지 받아야 하냐는 불만 섞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청주지역 한 커뮤니티 회원은 “(맘카페에서)이런 질문 저런 질문 할 수도 있는 건데 꼴 보기 싫은 글이 있다면 그냥 넘기면 되는 것 아니냐”며 “눈치 봐가며 글을 올려야 하는가 싶다. 어디 전화해서 (사용처를)물어볼 수가 없어서 글을 올린 건데 눈치를 주니 기분이 좀 그렇다”고 토로했다.

회원 간 갈등이 커지자 일부 커뮤니티는 돌봄쿠폰 관련 글 게시를 제한, 사태 진화에 나섰다. 게시판 이용을 제한하는가 하면 카페 공지 글 댓글난에만 글을 적도로 규제한 상태다.

도내 모 주부 커뮤니티 운영진은 “지원금은 특정 나이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받지 못하는 분이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게 사실”이라며 “포인트 인증이나 사용처 관련 글은 공지글 댓글로 공유해 달라”고 공지했다.

아동돌봄쿠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보건 물품 구매 비용 증가, 긴급 돌봄 발생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양육 가구에 지급됐다. 만 7세 미만 아동 1인당 40만원씩 전국 아동 230만명이 대상이다. 충북은 8만2149명이 혜택을 받았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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