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선으로 본 디지털사회
작가의 시선으로 본 디지털사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4.2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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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아트센터 주제기획전 `가려진 사회'… 6월 28일까지
박관우·박제성·이성복·이은희·조영각·천근성 등 참여
기계로 대체 미래노동시장 - 운명·테크노와의 공생 조명
(위 왼쪽부터 세계방향) 조영각, 박관우, 천근성, 박제성, 이성복 作.
(위 왼쪽부터 세계방향) 조영각, 박관우, 천근성, 박제성, 이성복 作.

 

청주 우민아트센터에서는 2020 주제기획전 `가려진 사회'를 오는 6월 28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변화와 영향들을 거스를 수 없는 `사회 압력'으로 바라보고 쉽게 가시화되지 않는 불평등과 소외 문제에 주목한다. 특히 데이터 사회에서 양산된 다차원적 소외 문제를 작가들은 자기만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담아낸다.

참여작가는 박관우, 박제성, 이성복, 이은희, 조영각, 천근성 등 6명이다.

전시는 두 가지 주제로 구성한다. 천근성·이성복 작가는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단순노동은 물론 창의적이거나 정신노동의 상당 부분까지 기계로 대체될 미래 노동 시장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은희·조영각·박제성·박관우 작가는 새롭게 등장한 데이터 통치 권력들의 사회적 데이터 변조 전략과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드러내고 `알고크러시(algocracy)' 사회 아래 예속된 인간의 삶(운명)과 테크노-타자와의 공생 문제에 대해 조망한다.

천근성 작가는 자동화 기계의 대체로 인해 노동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의 노동권과 생존권 문제를 작업으로 보여준다. 지방 국도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발견한 `로봇 신호수'를 발견하고 점차 자동화나 무인화로 대체되는 미래의 직업 풍경을 예견한다.

이성복 작가는 `Magic Number 11±1'에서 인간의 창조적 발상의 영역마저 정보처리와 생성의 메커니즘으로 환원되고 있는 현실을 그려낸다. 인공지능으로 대처 되면서 예술 개념도 바뀌는 현대사회의 풍경을 실험한다.

박관우 작가는 챗봇(채팅로봇)이 만들어낸 대본을 연기하는 두 배우의 대화로 구성된 영상작업 `HUMAN CONVERSATION'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는 이들의 대화 내용에 일부 개입해 혼란을 증폭시킴으로써 인간 정체성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조건들을 탐색한다.

조영각 작가는 `당신이 알아야 할 다른 것에 대해서'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신종 통치 권력이 대중 집단 정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회적 데이터에 대한 조정과 변조 전략의 방식을 노출한다. 작가는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관람객이 카메라 앞에 다가서면, 뉴스 앵커의 모습이 관람객의 얼굴과 합성되는 형식의 작업을 통해 가짜 뉴스가 생성되고 유통되는 과정을 암시한다.

이은희 작가는 데이터의 편향성이나 고정관념을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기술 오류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상작업 `contrast of yours'를 선보인다. 작가는 자동 기계적 질서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러한 알고리즘의 차별성이나 편향성, 왜곡이나 조작, 부당 사용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알고리즘 책무성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박제성 작가는 영상작업 `universe'를 통해 인간의 욕망, 정동, 선호의 흐름 조절과 통제에도 관여하는 데이터 기반 통치 권력의 영향력과 파급 효과에 대한 위기의식을 투영한다. 작가는 텅 빈 공간을 부유하며 영원히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장치에 빗대어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 정서마저 디지털 데이터로 포획되어가는 현대인의 삶을 은유한다.

조지현 학예실장은 “첨단기술 도입으로 인해 현재 우리는 종전과는 다른 차원의 소외를 경험하게 되었다”면서 “이번 전시는 키오스크와 같은 무인화 기계의 보편화로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소외시키거나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겪는 `디지털 디바이드'와 같은 문제를 양산하는 현대사회를 6명의 작가 시선으로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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