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할 때가 아니다
안심할 때가 아니다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3.30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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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코로나19 발생으로 우리나라 국민 소비 심리 상태가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조사 대상, 전국 도시 가구 2500 표본)'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로 전월대비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덮친 지난 2009년 3월 72.8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하락 폭으로는 월별 공표가 시작된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장기화로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개별 경기 지표를 보면 경기 판단지수는 38로 전월에 비해 28포인트나 급락했다. 향후 경기전망지수는 62로 2008년 12월 55 이후 가장 낮았다.

가계수입 전망지수와 소비지출 전망지수도 87과 93으로 전월에 비해 각각 10포인트,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다.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일자리를 찾기 힘들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도 더욱 많아졌다. 취업기회 전망지수는 64로 전월 대비 17포인트가 급락했다. 이같은 소비 심리의 위축은 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세가 진정될 때 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주말 국내 경제 전문 언론사가 유통가 현지 르포 기사를 썼다가 누리꾼들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기사의 제목은 `맛집 줄서고, 마트·백화점 북적'. 기사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취재기자가 서울과 수도권 일대 마트와 백화점, 골목 상권 등을 다니며 소비자들과 상점 주인 등을 만나 현지 상황을 전했는데 대체적으로 상가 점포 등에 예전 처럼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일부 점포들의 경우 매출이 평소의 80%까지 회복되면서 얼어붙었던 소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기사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고 있는 소비자들의 행태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다.

다음은 누리꾼들이 많이 공감한 댓글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데 기자가 취재한 곳은 어느 나라 상황인가요'.(gyrl*)

`외식을 못하니까 식재료 사는 것. 다들 1~2주 치 한꺼번에 몰아서 사느라고 마트에 가는 것임'.(nara*)

`힘들어도 꾹 참고 집에 있었는데 허탈하다. 이래서 어떻게 코로나 잡나'.(npas*)

`사회적 격리 지키는 사람은 바보였군요'.(kmoo*)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국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들을 2주간 의무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 지 않는 원인이 국외 입국자들의 확진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3일 64명에 불과했던 국내 확진자 수는 28일 146명, 29일 105명으로 급증했다. 그런데 이들 확진자 중 국외 입국자가 전체의 3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모든 국외 입국자 의무 격리라는 강수를 둔 이유다.

정부는 지난 22일, 오는 4월5일까지 2주간을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온국민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협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꺼져가는 우리 경제를 되살리는 길은, 또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은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카드였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가는 것까지는 좋지만, 아직 식당과 백화점에 몰려 갈때가 아니란 얘기다. 코로나가 멈춰야 경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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