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금물
방심은 금물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3.1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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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513명이 됐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총환자는 전날 0시보다 131명이 늘어 7513명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00명대로 집계된 것은 지난달 25일 130명 이후 2주 만이다.

환자 증가 폭이 지난 7일부터 나흘째 줄어들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대규모 확산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희망이 나오고 있다.

갑갑한 일상생활에 지친 국민이 `코로나19 언제 종식될까'라는 푸념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는 가뭄에 단비 같다.

충북의 상황을 놓고 보자. 주춤세를 보이던 충북은 괴산에서 뜻하지 않게 1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9일 기자가 찾은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마을은 고요함을 넘어 적막감이 가득했다. 흔히 말하는 `개미 한 마리 지나다니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버스 승강장 옆 `코로나19 확산 방지 주민 이동 통제'라고 적힌 현수막은 오가리 마을의 현실을 함축적으로 의미했다.

자가격리 수준의 이동 통제라는 사회적 약속을 깨고 조심스럽게 밖을 지나다니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생업을 이유로 들었다. 농사 준비가 한창일 때 가만히 앉아서 손을 놓을 수 없다는 얘기다. 농사 망친다고 정부가, 충북도가, 괴산군이 보상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약속을 저버리게 한 이유일 테다.

충북도가 주민 이동 통제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괴산군 장연면 일대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한 데는 무엇보다 집단감염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어서다.

대구 신천지 교회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 소규모라 해도 집단 감염은 다른 슈퍼 전파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병원, 노인요양시설, 종교시설 등의 국내 집단 감염 사례가 80%에 이를 정도라는 게 이를 방증한다.

괴산 오가리 마을 발 경로당 집단감염은 어느 지자체든 안전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청주시가 지난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경로당 긴급 점검에 나선 점은 회자할만하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한 시장은 “전 직원이 감염 전파와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라고 힘줘 말했다.

청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주춤하는 추세 속에서 행정력을 쏟아부어 추가 발생을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녹아있다.

그러면서 괴산 오가리 집단 감염 사례를 들며 경로당 폐쇄 유지 여부를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구청별로 사무관급 과장을 필두로 공무원들이 신발끈을 질끈 매고 발품을 팔았다.

시는 점검을 통해 청주지역 경로당 1056곳의 폐쇄 조치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집단 감염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 안일주의에서 벗어나 오히려 방역의 고삐를 더욱 조인 것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청주시의 경로당 긴급 점검은 선제적 방역의 사례로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을 집어삼킨, 충북을 엄습한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나기 위해선 방역 당국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행정력을 써서라도 강제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협조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는 시민 동참도 수반돼야 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기능을 잃게 되면 지독하게 모진 코로나19를 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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