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방학 기간 뒹굴 거리는 자녀의 모습을 보며 애를 태운다. 자녀가 책상에 앉아 책이라도 읽기를 바라지만 그 또한 희망일 뿐. 이럴 때 자녀와 함께 지역에 소재한 작가 문학관을 찾으면 어떨까. 작가의 삶을 보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 정지용문학관(옥천군 옥천읍 향수길 56)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는 시인 정지용(1902~1950년)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다. 시인의 생가 옆에는 그의 시 세계와 삶의 발자취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정지용 문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문학전시실에는 주제별로 정지용의 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지용연보, 지용의 삶과 문학, 지용문학지도, 시·산문집 초간본 전시 등으로 꾸며졌다.
이곳에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법을 활용해 관람객이 즉석에서 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문학체험 공간도 있다. 이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손바닥을 내밀면 스크린이 되어 손 위에 흐르는 시어를 읽어보며 느끼는 `손으로 느끼는 시', 음악과 영상을 배경으로 성우의 시 낭송을 들으며 시를 이해할 수 있는 `영상시화',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가곡 향수를 감상할 수 있는 `향수영상', 정지용 시인의 시를 관람객이 직접 낭송해 보고 녹음된 테이프를 가져갈 수 있는 시낭송 체험실 등이 있다.
# 독서왕 김득신문학관(증평군 증평읍 송산리 816-4)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마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백이전(佰夷傳)'을 11만3000번 읽고, 1만 번 이상 읽은 책이 36편에 달한다고 전해지는 백곡 김득신(1604~1684년). 그의 독서법은 올해부터 초중고 교과서에 실렸다. 김득신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대첩을 이끈 김시민 장군의 손자다. 그는 증평에서 태어났고 사후엔 증평읍 율리 좌구산에 묻혔다.
김득신 문학관은 백곡이 남긴 원고를 후손들이 모아 편집한 `백곡집(栢谷集) 초고본' 관련 유물 8건(15점) 등 300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곳 1층에서는 김득신 관련 서적과 지역 문인들의 작품, 추천 도서 등을 만날 수 있다.
# 오장환문학관(보은군 회인면 회인로5길)
`흙이 풀리는 내음새 강바람은 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 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내려간다…'(오장환 시 고향 앞에서 중)
오장환 시인(1918~1951년)은 백석, 이용악과 더불어 1930년대 후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1918년 충북 보은군 회인면 중앙리에서 태어난 시인은 휘문고 시절 정지용 시인에게서 시를 배웠다. 휘문고등학교 문예반 활동을 하던 16세에 교지 휘문에 `아침', `화염'과 같은 시를 발표하고 조선문학에 `목욕간'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했다.
2006년에 개관한 오장환 문학관은 오 시인의 생가 옆에 있다. 문학관에는 휘문고 교지 휘문에 실린 초기 시, 방정환 선생이 만든 어린이지, 조선일보 등에 발표한 시인의 동시와 이육사 시인에게 보낸 친필 엽서, 해방 후 중학교 5, 6학년 교과서에 실린 시 등이 전시돼 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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