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박수·응원 … 포용의 가치 보여줬다
쏟아진 박수·응원 … 포용의 가치 보여줬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2.16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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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습니다·건강 기원합니다” … 주민들 환송 행렬
“감사의 말 꼭 전하고 싶다” … 교민들도 손 흔들며 화답
첨부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이 16일 오전 임시생활시설인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버스를 타고 퇴소하며 환송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02.16./뉴시스
첨부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이 16일 오전 임시생활시설인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버스를 타고 퇴소하며 환송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02.16./뉴시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피해 귀국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이 격리 생활을 끝마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충북 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두 곳에 2주간 분산 격리 수용됐던 우한 교민은 지역사회 내 `포용'이라는 가치를 남기고 떠났다.

퇴소는 15~16일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첫 날인 15일 오전 9시쯤 충북 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개발원 일대가 떠나는 교민을 배웅하려 모인 주민으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모여든 인원만 어림잡아 500여명. 이들 주민은 교민을 태운 버스가 지나갈 왕복 4차선 도로 양쪽에 길게 늘어서 환송 행렬을 이뤘다.

`교민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교민 여러분 꽃길만 걸으세요', `퇴소 후에도 교민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환송 행렬에 선 주민들 양손에 들린 팻말에 적힌 문구다.

“교민 모두 격리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간다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뻐요. 부디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이태원씨·35·회사원)”

오전 10시10분쯤 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넘어 교민을 태운 버스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45인승 버스 9대가 소독을 마치고 차례대로 입구를 빠져나오자 박수와 응원이 터져 나왔다.

설렘 가득한 얼굴로 입구만 바라보던 주민 500여명은 일제히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초입부터 일어난 손 인사 물결은 거대한 파도가 돼 끊임없이 일렁였다.

버스 안에 있던 교민들도 함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우한 교민 수용. 정부 결정 이후 지역사회에 일었던 `분노'는 짧은 시간에 `안도와 환영'으로 변한 모습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처음 교민을 수용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화가 많이 났어요. 일방적인 결정에 안전 대책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었으니까요. 그래도 별 탈 없이 일이 마무리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김현지씨·36·주부)”

환송 행사는 교민을 태운 버스가 모두 사라진 뒤에야 끝이 났다. 쌀쌀한 날씨, 일찍부터 거리에 나와 떠나는 교민을 배웅한 주민도 하나 둘 자리를 떴다.

모두가 떠난 자리. 언제 북적였냐 싶을 정도로 고요해진 인재개발원 일대엔 `교민 여러분들의 퇴소를 축하합니다. 충북도와 진천군을 기억해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나부꼈다.

중국 우한 지역 유학생 박인혁군(19·전남 목포)은 “낯선 외부인이 들어왔는데 따뜻하게 대해 준 정부 관계자와 진천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틀에 걸쳐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을 마치고 퇴소한 우한 교민은 모두 700명이다.

이들은 시설에서 나와 정해진 권역별로 이동한 뒤 각자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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