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장애인동계체전 `최악 성적' 道장애인체육회 컬링에 책임전가
충북, 장애인동계체전 `최악 성적' 道장애인체육회 컬링에 책임전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2.16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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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점 11위 … 한자릿수 순위 10년 전통 깨져
체육회 “고배점 단체종목 예선탈락 아쉬움 남아”
“준비 부족·전략 실패 떠넘기기” … 비판 목소리
엘리트체육 미경험 사무처장 역할 부재 지적도

충북이 제17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기대했던 종목에서의 부진으로 목표(종합 9위) 달성에 미치지 못한 충북은 10년간 지켜온 한 자릿수 순위권의 전통을 깼다.

충북은 이번 대회에 4개 종목 40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개 등 9개의 메달을 따냈다.

총득점 2606점을 획득한 충북은 종합 11위에 랭크됐다.

2010년 이후 충북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한 자릿수 순위권에서 벗어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충북은 2010년 종합 3위, 2011년 6위, 2012년 5위, 2013년 7위, 2014년·2015년 6위, 2016년 8위, 2017년 6위, 지난해 9위를 차지했다.

동계올림픽 개최로 체전이 열리지 않았던 2018년은 제외하고 10년 동안 충북은 장애인체육의 역사를 새로 쓰며 한 자릿수 순위를 유지해왔다.

매년 대회를 앞두고 충북은 최강의 실력을 보유한 다른 시도 지도자와 잦은 접촉을 통해 대회정보를 공유했고 실력을 분석해 출전 종목을 결정하는 등 세밀한 준비를 해왔다.

충북은 인적자원이 없는 탓에 고득점 단체종목 불참에도 동계체전 출전 사상 최고점수를 기록한 해도 있었다.

충북선수단의 컨트롤타워를 한 도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 결과를 휠체어컬링의 부진으로 돌리고 있다.

충북이 그동안 불모지라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10위권을 넘기지 않은 데는 휠체어컬링의 역할이 컸던 게 사실이다. 도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에서도 휠체어컬링에만 의지하는 `구태 전략'을 짠 셈이다.

도장애인체육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충북은 메달 순위는 7위지만 대회 채점방식에 따라 하키와 컬링 등 단체종목의 8강 배점이 월등히 높아 메달 획득이 없는 10위의 경남에도 뒤진 11위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메달은 많이 땄는데 배점이 높은 컬링 종목이 8강 진출에 실패, 총득점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목표달성의 실패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도장애인체육회가 준비 부족과 전략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온 휠체어컬링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체육인은 “장애인스포츠는 어느 종목이든 선수들의 컨디션과 당일 경기장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파악해 차선책까지 준비해야 하는 체육회의 전략이 전혀 세워지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엘리트 체육 경험이 전혀 없는 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의 역할 부재를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한 인사는 “사무처장이 장애인복지 분야에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다양한 경험이 있을 뿐 체육과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체전 결과를 거울삼아 장애인체육 업무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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