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번 부부 '광둥성→마카오→시흥'…"가족 2차감염 판단"
26·27번 부부 '광둥성→마카오→시흥'…"가족 2차감염 판단"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2.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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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 만났지만 확진자 접촉 기억 無" 진술
마카오 통해 인천공항 입국…발열·증상 신고없어

27번째 환자, 증상 1월24일 중국에서부터 시작

선별진료소 찾았지만 사례정의에 부합하지 않아



중국 광둥성에 다녀온 26번째(51세 남성, 한국인), 27번째(37세 여성, 한국인) 환자 부부는 중국 방문 환자 중 처음으로 후베이성 우한시 방문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5번째 환자(73세 여성, 한국인)의 아들과 며느리인 이들 부부는 광둥성에서 마카오를 경유해 입국했으며 귀국 당시 발열이 없어 검역에선 증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27번째 환자는 지난 5일 경기도 시흥시 소재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우한시에 다녀왔거나 폐렴 증상은 아니여서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우한 방문력' 없는 첫 중국 방문 확진환자



1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6, 27번째 환자 부부는 무역업 종사자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개월간 중국 광둥성에만 체류한 것으로 현재 확인됐다.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한 적도 없고 병원이나 시장을 찾거나 야생동물을 섭취·접촉한 바가 없으며 확진 환자와의 접촉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확진환자를 접촉한 기억은 없다고 진술했다"면서 "현지에서 많은 중국인을 만난 것은 맞는 상황"이라고 이들 부부 진술 내용을 전했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광둥성을 떠나 지난달 31일 마카오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귀국(오후 4시15분 출발 8시40분 도착, 에어마카오 NX826)했다.



현재 마카오 등은 오염 지역으로 별도 분류돼 있지 않아 두 사람은 일반 입국장 검역만 받았는데 이때 발열이 없어 별도 검역 과정은 거치지 않았다. 정은경 본부장은 "본인이 입국하는 과정 중에 증상에 대한 신고는 없으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 가운데 27번째 환자의 증상 발현일은 역학조사 결과 중국에 체류 중이던 지난달 24일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당초 알려졌던 이달 4일보다 11일 앞당겨진 날짜다.



증상이 나타난 시점만 따지면 이어 지난 6일 27번째 환자의 시어머니인 25번째 환자가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을 호소했고 26번째 환자는 8일 인후통 증상이 처음 발생했다.



현재까지 역학조사를 종합해 보면 정확한 최초 감염원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후에는 가족 내 2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중대본은 추정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1월24일부터 (27번째 환자의) 증상이 생겼기 때문에 광둥성에 있을 때 노출이 돼 발병했다고 보는 게 조금 더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마카오에서 노출될 가능성 부분에 대해서도 100%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가족 내 환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선 "27번째 환자분이 1월31일 귀국하시고 25번째 어머님은 가족 내 전파염이 돼 발견하신 것"이라며 "남편분께서는 부인으로부터 감염된 건지 다른 중국에서의 노출이 있었는지 부분을 좀더 검토해 봐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로서는 귀국 후 가족 내 전파로 2명이 2차 감염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27번째 환자, 입국 후 10일간 주로 집에…접촉자 32명



증상 발현 시점이 가장 오래된 27번째 환자부터 이동 경로를 보면 이 환자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15분 마카오를 출발하는 '에어마카오(NX826)'를 탑승했고 그날 오후 8시 40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오후 9시께 택시를 이용해 집으로 귀가했다.



이달 1~2일 종일 자택에 머물렀다가 3일 오후 7시30분께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시흥시 안형동 음식점인 '태양 38년 전통 그 옛날손짜장'을 다녀갔다.



4일에도 종일 집에 머무르다 이튿날인 5일 오후 3시30분께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해 시흥시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5시25분까지 진료를 받은 뒤 자신의 자동차로 귀가했다. 이후 6~8일 사흘간 집에서 머무른 뒤 9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이송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접촉자는 총 32명이다.



25번째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인 이달 5일 오후 3시 42분부터 17분간 경기도 시흥시 슈퍼마켓인 매화할인마트에 머무른 뒤 집에 돌아왔다.



증상이 있었던 6일에는 종일 자택에 머물렀다가 7일 오전 9시께 시흥시 소재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내원했다가 자차로 슈퍼마켓인 엘마트 시흥점에서 오전 10시44분부터 11시13분까지 머물렀다.



8일에는 오후 2시께 자차로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재차 방문한 뒤 자차로 귀가했으며 9일 확진 판정을 받고 분당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증상 발현 하루 전부터 격리 시점까지 접촉한 사람은 총 11명으로 확인됐다.



25번째 환자의 아들이자 27번째 환자의 남편인 26번째 환자도 부부가 지난달 31일 귀국했으나 인후통 등 증상을 보인 이달 8일을 기준으로 역학조사가 진행됐다. 증상 하루 전부터 발현일까지 이틀간 이동 경로는 어머니와 동일해 접촉자는 어머니와 같다.



◇선별진료소 찾았지만 신종코로나 검사 無



이들 가족의 이동 경로상 확진 판정 전까지 총 3번의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 방문 이력이 확인된다. 27번째 환자가 단독으로 1회, 25·26번째 환자가 함께 이틀에 걸쳐 2회 등이다.



역학조사 결과 27번째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14일 안에 우한시를 방문했거나 폐렴 증상이 확인되지 않아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가 아닌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가 중국을 방문했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 신고 및 대응을 위한 사례정의에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중국 방문 후 14일 이내 영상의학적으로 폐렴이 확인돼야 신종 코로나 검사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방문 14일내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 중 하나만 있어도 의사 환자로 보는 건 이로부터 이틀 뒤인 7일 오전 9시부터였다. 결국 사례 정의에 부합하지 않은 이 환자는 인플루엔자(독감) 검사(음성)만 받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당시에는 인후통과 기침과 발열 증상이 있으셔서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으셨고 인플루엔자는 음성으로 확인이 된 바 있다"며 "중국에서 오셨기 때문에 흉부방사선 촬영 검사를 하신 것으로 돼 있는데 거기에서는 폐렴 증상까지 보이지 않아 당시 사례 분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례 정의 확대가 좀더 빨랐다면 최종 확진 판정일(9일)보다 최대 4일 전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때는 시어머니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이었다.



25·26번째 환자도 어머니가 증상을 보인 다음날 오전 9시와 8일 오후 2시께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다행히 7일 오전 의료진이 중국을 다녀온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땐 검체 의뢰 기관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검사는 하루가 지나서야 이뤄졌다.



정은경 본부장은 "중국을 직접 다녀오시진 않으셨지만 중국을 다녀온 가족이 있고 그래서 의사의 소견으로 의사환자로 의심을 하는 상황이었다"라면서도 "(의사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하셨는데 이 검체를 어디로 의뢰할 건지에 대한 정리가 안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그날은 검사가 진행이 안 됐고 그 다음날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마마 민간 의료기관으로 검사가 확대되고 검사에 대한 수탁의뢰 부분들이 정리가 안 됐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27번째 환자는 선별진료소를 찾은 지 4일, 25·26번째 환자는 이틀 만에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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