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라고 불러" 안산시의원 성희롱발언…인권위 진정
"오빠라고 불러" 안산시의원 성희롱발언…인권위 진정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1.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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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립예술단, 인권위에 인권침해 진정
민주당 정종길 시의원, 공연 뒤풀이에서

여성 단원에게 "밥 사줄게" "커피 타와라"

"성희롱 발언에 갑질까지 해 두려움 조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안산시립예술단 지회 등이 정종길(48) 더불어민주당 안산시의원의 안산시립국악단 여성단원들 상대 성희롱 발언 등을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안산시립예술단 지회, 안산공동행동, 안산시민사회연대, 안산민중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는 20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안산시립예술단 지회 명의로 인권위 진정을 넣었다.



정 의원은 안산시립국악단 여성 단원들에게 "예쁘다"며 외모 평가를 하거나 "오빠라고 부르라"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의혹을 받는다.



김형규 안산시립예술단지회 부지회장은 이날 "정 의원은 2018년 11월 일본 해외연주 뒤풀이 이후부터 단원들의 복지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며 온갖 갑질과 인권침해,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지회장은 발언에서 정 회장이 ▲2018년 11월 일본공연 후 만찬장에서 정 의원이 테이블을 돌며 술을 마시다 같은 고향 여성 단원에게 "너는 오빠라고 불러"라고 말한 일 ▲5만원 신권에 자신의 사인을 해주며 나중에 힘들 때 갖고 오면 백배 불려주겠다고 한 일 ▲"오빠가 밥을 사주겠다" "날 잡아라" 등 언행 ▲주차장 이동 중 여성 단원 어깨에 양손을 올린 일 등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지난해 5월 공연 리허설 후 회식 때 정 의원이 특정 여성 단원 옆자리를 비워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며 "여성 단원에게 반말을 하거나 커피를 타오라고 심부름을 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정 의원이 시립예술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안산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부지회장은 "국악단에 대한 예산결정권이 있는 자신의 신분을 강조해 단원들의 징계와 해촉을 언급하기도 했다"며 "단원들의 불안정한 신분을 빌미로 두려움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의 인권침해 행위에 맞서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논의가 오가자 정 의원은 여러 차례 회식을 만들어 노조 설립을 못 하도록 회유했다"며 "노동조합 설립 주동자로 생각되는 인물에 대해 '손가락을 자르겠다', '팔다리를 자르겠다'는 식의 협박을 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 의원의 국안단원에 대한 행위가 권위있는 국가기관(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성희롱 및 성차별에 해당됨이 명백하게 판결나고, 그에 따른 징계가 내려지기를 희망한다"고 진정을 접수한 목적을 설명했다.



정 의원 의혹은 지난해 9월9일 안산시립예술단노조에서 안산시의회에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공론화됐다. 결국 정 의원은 지난해 12월 안산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임기를 6개월 남기고 자진 사임했다.



다만 정 의원 측도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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