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글씨 2
예쁜 글씨 2
  • 반영호 시인
  • 승인 2020.01.1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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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반영호 시인
반영호 시인

 

한글은 조합형이다. 자음과 모음을 합성하여 한 글자를 만들어낸다. 원고지 작성 시 1칸 들여쓰기를 한다. 이에 컴퓨터상에서 1타만 들여 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한글이 조합형이라는 사실을 생각지 않은데서 나오는 오류이다. 원고지 1칸은 자음 + 모음의 1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당연 컴퓨터에서는 첫 문장을 시작할 때 첫 글자는 반드시 2타의 공타를 쳐 띄운 다음 시작해야 한다. 즉, 2타는 자음과 모음을 합한 1자이니 원고지에서 볼 때 1자를 들여 쓴 것이다.

컴퓨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좌에서 우로 치다 보면 갑자기 다음 줄로 넘어간다. 이것은 한 단어가 타수가 너무 길어서인데 그러면 오른쪽 부분이 들쭉날쭉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쪽정렬 아이콘을 사용하면 된다. 참고로 정렬 아이콘에는 왼쪽정렬, 오른쪽정렬, 가운데 정렬, 배분정렬, 나눔정렬이 있다. 문장을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잘 이용해야만 한다.

자음과 모음을 조화롭게 잘 배치하여야 예쁜 글씨가 된다. 자음과 모음이 서로 붙거나 너무 간격이 멀면 절대로 예쁜 글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크기는 대체로 자음이 모음보다 작아야 한다. 한글은 언제나 자음이 먼저 쓰이게 되므로 전 편에서 말했듯이 한글은 세모(◁△)형태 내지는 세모 두 개(△+▽=◇)의 마름모꼴의 예쁜 글자로 완성되는 것이다.

물론 한글은 크기가 똑 고르게 쓴 것이 예쁘지만 때로는 비뚤어졌어도 예쁘게 보일 수도 있다. 친구 중에 글자가 항상 오른쪽이 올라가게 쓰는 친구가 있다. 그의 글씨를 보는 사람들은 다들 잘 썼다고 한다. 한글은 오른쪽이 왼쪽보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 오른쪽이 쳐진 글자는 절대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

한글은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요즘은 가로쓰기가 대중화되었지만 전에는 신문도 세로쓰기를 주로 하였다. 세로쓰기는 가로쓰기와는 달리 오른쪽 끝을 맞추면 예쁘게 보인다. 모음 ㅏ, ㅑ 등 점이 오른쪽 수직에서 벗어나도 내려긋는 ㅣ가 오른쪽 끝에 오면 된다. 특히 한글에서는 붓을 사용할 때 오른쪽 수직선에 맞추지 않으면 어수선해 보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 글씨 크기가 고르지 않더라도 문장 전체가 예쁘게 보이는 수가 있다. 단어 중 첫 글자를 크게 쓰고 뒷글자를 작게 쓰는 법이다. 즉 영어에서 첫 자를 대문자로 처리하는 것과도 같다. 이때 뒷글자는 첫 자의 중간 정도 높이에서 시작하여 가급적 아래쪽에 중심을 맞춘다. 다만 자음+모음+자음으로 받침 자음이 있을 경우 밑 아래로 처져도 좋은데 이것은 영문 필기체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내가 주로 멋 내어 쓸 때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글은 자음 14자와 모음 10자로 기본 24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자음+모음은 받침이 없는 글자요 자음+모음+자음은 받침이 있는 글자이다. 한글은 ㅡ ㅣ ㄱ ㄴ ? ㅇ으로 만들어지는데 ㅡ 는 예쁘게 해주고, ㅣ는 기둥역할을 해주며, ㄱ ㄴ의 직각과 곡선은 부드럽게 만들고, ?은 예쁘고 ㅇ은 얼굴과도 같다.

자카르타의 찌아찌아족은 언어는 있는데 문자가 없다고 한다. 그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가 있는 것을 어느 방송에선가에서 본적이 있다. 이름이 확실치는 않은데 정덕영씨로 기억한다. 그는 찌아찌아족 뿐만이 아니고 부로톤 바우족, 바다의 집시라고 불리는 다다우족에게도 한국어를 가르친다. 부족마다 언어가 전혀 다르지만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하였다. 그들이 쓴 한글을 보면서 어찌나 예쁘게 썼던지 한글을 쓰는 내가 놀랐었다. 정말이지 우리 아들보다도 예쁘게 쓴 한글이었는데, 아들에게도 한글 쓰는 요령을 가르치면 예쁜 글씨를 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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