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사막의 열기 느끼는 듄 배싱
두바이 사막의 열기 느끼는 듄 배싱
  •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 승인 2020.01.15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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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작년에는 오로라를 찾아 영하 50도가 넘는 곳을 갔었는데 올해는 붉은 열기로 사방이 모래로 덮인 두바이 사막을 찾아갔다. 7인승 4륜구동 SUV 차량으로 사막 듄 배싱(dune bashing)에 도전! 듄 배싱은 오프로드(Off-road) 운전 중 하나로 포장도로가 아닌 모래, 자갈, 진흙 등 자연지형으로 이루어진 곳에서 차량을 운전하거나 타는 활동이다. 젊은이들이야 모험심에 불타 스릴을 만끽하겠지만, 나이 들어 듄 배싱에 도전하니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뒷좌석에 타기만 했는데도 손바닥이 땀으로 젖어왔다.

같이 듄 배싱에 참여한 우리 일행 누구에게도 과학적 접근으로 쓸데없이(?) 알고 있는 내 걱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듄 배싱을 시작할 때부터 내 눈은 모든 것을 훑어보고 있었다. 타이어가 모래 표면에 더 넓게 닿을수록 압력을 분산시켜 모래 속으로 가라앉지 않는데, 타이어의 표면은 넓은지, 타이어의 압력을 줄이면 모래와 닿는 타이어의 표면적이 넓어지는데 압력은 좀 빠진 타이어인지 차에 올라타면서도 끊임없이 타이어를 힐끔거렸다. 듄 배싱 전문 운전가들이 오후 3시가 지나면서는 사막의 열이 흩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을 해서 늦은 오후에 오기는 했는데 괜찮을까?

아무 생각 없이 포장된 도로에서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는 것처럼 사막의 듄 배싱도 그냥 비슷한 속도로 차를 타고 사막을 달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보통의 아줌마, 아저씨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는 것이 병이다. SUV 차량의 운전자가 얼마나 전문가인가에 따라 모래에 빠져 헛바퀴질을 하거나 사구(모래언덕)를 내려오다 전복되기도 한다. 우리가 듄 배싱을 할 때도 고장난 차량, 헛바퀴질을 하는 차량이 여기저기 보였다.

모래 언덕을 오를 때는 오프로드의 각도가 중요한데 우리 차량의 운전자가 이를 잘 알까? 걱정도 되고 멈춤 없이 사구의 꼭대기에 오르려면 충분한 운동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오르다가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면 또 슬며시 걱정이 되었다. 사구를 오르내릴 때 모래의 표면은 계속 흐르므로 특별한 운전 기술과 특별한 차량이 필요한 법인데…. 흐르는 모래를 거슬러 차량이 좀 더 마찰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공기압이 적은 타이어가 필요한 법인데. 흔들리고 모래언덕 아래로 쑤셔 박히는 것 같아 비명을 지를 때마다 손에 땀을 쥐며 생각했다. 조수석에 앉지 않기를 정말 잘했네.

약 40분가량을 사막 깊은 곳으로 들어가 정지했다. 다시 출발할 수 있을 정도로 모래가 단단한 곳에 차량을 정차시키더니 우리 차를 운전해준 분이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도저히 차에서 못 내릴 것 같았는데 막상 내려서 사방을 둘러보니 우리를 제외한 모든 사방이 모래사막이다. 의외로 사막인데도 늦은 오후라 서늘한 바람이 머리를 마구 흩어놓는다.

맨발로 디디는 사막의 모래가 고운 질감을 자랑하며 부드럽게 발에 감긴다. 멀리 석양이 사막의 붉은 기운을 더욱 붉게 물들이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두바이의 석양이 사막의 붉은 기운을 더욱 붉게 물들이는 곳에서 또 하나의 버킷 리스트 인증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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