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사람 도우며 살고 싶다”
“억울한 사람 도우며 살고 싶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11.20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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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20년간 옥살이 윤모씨


충북NGO센터서 회견


그간의 심경 밝혀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씨(56)는 20일 “하루빨리 억울함을 벗고 나 같이 억울한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날 충북NGO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솔직히 억울한 일을 당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며 “수사과정에서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윤씨가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화성 8차 사건은 1989년 발생했다. 당해 9월 16일 화성군 태안읍에서 13세 박모양이 성폭행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윤씨는 당시 범인으로 붙잡혀 20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2009년 가석방됐다. 윤씨는 검찰 수사 단계부터 줄곧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화성 8차 사건이 다시 주목 받게 된 시점은 경찰 수사로 진범이 수면 위로 올라온 뒤다. 경찰이 DNA 분석으로 특정한 범인은 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이춘재였다.

이춘재는 애초 모방범죄로 알려진 8차 사건을 비롯해 10건에 이르는 화성 연쇄살인 등 14건에 이르는 범행을 자백했다.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윤씨도 억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윤씨는 “이춘재가 자백하기 전까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저도 숨기고 살았다”며 “지금은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으로 재심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심 과정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짧으면 1년에서 2~3년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격려해주시는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힘내겠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재심 전문인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 13일 수원지방법원에 재심을 신청했다.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살피고 있는 경찰은 이춘재 자백이 구체적이고 대부분 부합한다는 점 등을 토대로 그를 진범으로 잠정 결론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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