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 박진용 청주시 서원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 승인 2019.11.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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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 청주시 서원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박진용 청주시 서원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요즈음 뉴스를 보고 있으면 청렴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상황들을 직시할 수 있다. 공직에 들어오기 전 이런 뉴스들을 봤을 때는 나와는 관계없는 얘기,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 얘기라고 치부하고 가볍게 넘어갔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나 자신이 지금은 공익을 위해 산업교통과의 주무관으로 앉아 있다. 또한 공직에 들어와 자신의 업무만 처리하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현 정부에서는 정부 혁신 종합 추진계획에서 청렴도 평가, 공공기관 청렴 지도 제작, 고위공직자 청렴서약제 실시 등을 통해 청렴을 강조하고 있으며, 공익을 위해 세금으로 이뤄진 월급을 받는다는 것에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법을 집행해야 하는 공직자들이 그에 맞는 절차와 의무를 따르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법을 지킬 것이고, 어느 누가 관이 공명정대하게 법을 집행한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청렴,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얘기지만 나는 이 청렴이 쉬운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하는 강도에 비해서는 적은 월급, 청렴하다 해도 당연한 것이니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직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잠시만 눈을 감아서, 조금만 외면해 윤택해질 수 있다면 어느 누가 그 달콤한 유혹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청렴은 공직에 있어 투명하고 깨끗한 행정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며, 현재뿐만이 아닌 예로부터 계속 지속돼 왔다.
조선시대 때 사헌부 별도조직에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라는 별정직이 있었다. 사헌부 정문에는 세조 때의 학자 서거정이 쓴 현판이 걸려 있었는데 그곳에는 오늘의 고위공직자 비리 조사처 정신이 명기돼 있었다.
“시어사(侍御使)는 임금에게 과실이 있을 때에 노여움으로 거슬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장상대신(將相大臣)에게 허물이 있으면 규탄하여 바로잡고, 종실의 귀척으로 교만하고 간악하면 탄핵하며, 간사한 소인이 조정에 있으면 쫓아내고, 세도에 붙어 뇌물을 받거나 이권을 탐하면 물리쳐 모든 벼슬아치가 두려워하게 되니 그 직책이 어찌 중하지 아니한가.”
이처럼 예로부터 중시했던 청렴이 어찌 지금이라고 중요하지 않을까. 꽤나 많은 사람이 시민들을 위해, 더 나은 행정을 위해 깨끗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 누가 시어사(侍御使)처럼 자신의 부서장의 말에 쉽게 토를 달고 ‘이는 잘못되었습니다.’라고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또 어느 누가 달콤한 유혹에서 쉬이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우리는 말해야 한다. 어려울지언정 그럼에도 우리는 해야만 한다. 나는 청렴이 그 누구를 위해서 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 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마저 없는지 되돌아볼 수 있어야 그것이 바로 진정한 청렴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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