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기자들이 줄어든다
젊은 기자들이 줄어든다
  •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19.09.19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記者동네

#“형! 난 이제 후배들에게 정을 주기 싫어”

충북도내 지상파 방송국 중 한 곳의 고위 간부인 A전 기자가 취재부장 시절 저에게 하소연했던 말입니다.

그 회사의 에이스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후배 기자에게 큰 기대를 걸었지만 서울의 타 방송사로 이직하자 서운함을 토로한 것입니다.

제가 소속된 회사 역시 8명의 신입 기자와 PD가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로 이직해 그 때마다 신입 사원을 충원하는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도내 일부 지상파 방송사도 겪고 있는 상황으로 서울로 신입 기자들이 빠져나가고 다시 채용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서울 소재 방송사 채용 형태가 `순혈주의'를 탈피해 신입 공채보다 경력 채용이 계속 늘어나면서 도내 방송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언론계는 월급의 많고 적고를 떠나 서울 소재 언론사를 선호하는 젊은 직원들이 많습니다.

타 방송사 이직을 결심한 직원에게 “우리가 월급도 더 많은 데 왜 그러느냐”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직원의 대답은 “원래 들어올 때부터 지상파 방송을 목표로 입사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제가 20대 시절에도 그런 꿈을 가진 것을 되돌아보면서 그 곳에서 더 잘되기를 기원했고 지금도 가끔 만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충북의 전형적인 농촌지역 중 한 곳인 B군청 기자실을 찾았다가 기자들의 나이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저도 50줄에 접어들었는데도 그 곳에선 막내 기자급 나이인 것을 알고 기자들의 `고령화'를 새삼 실감한 것입니다.

청주에서도 주요 기관 출입 기자 중 검·경 담당 기자를 제외하면 평균 연령이 40대에 들어선지 오래됐습니다.

다른 직장에서는 40대는 간부 역할을 맡고 30대는 허리 역할을 맡고 있지만 도내 언론계는 일부 방송사를 제외하면 40대가 허리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것입니다.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특히 30대 기자는 6~10년차 기자로 가장 왕성하게 취재활동을 벌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충북지역에서는 그 수가 너무 적습니다.

조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직원 연령대가 `항아리 모양'또는 `삼각형 모양이' 돼야 하지만 도내 언론계는 시간이 갈수록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자의 고령화는 기사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취재현장을 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특종 욕심보다 낙종을 막는 데 치중하고 자신의 출입처에 대해 비판 기사를 쓸 경우 마음에 걸리는 지인들이 많게 마련입니다.

그 지인들이 기사와 관련해 부탁하면 마음도 약해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깊이 있는 기사를 쓰는 데 나이 든 기자들의 역량이 빛을 발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저는 한 전국지 `OOO논설위원이 간다'는 기사를 그 예로 들고 싶습니다. 취재현장을 수십년 누빈 베테랑 논설위원이 현장에 가서 쓰는 기사가 기자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