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 승인 2019.08.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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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요즘 박막례 할머니와 손녀 김유라의 `Korea Grandma' 유튜브가 인기다. 딸의 추천으로 동영상을 보는데 할머니의 시원시원한 말투와 적극적인 도전정신은 보는 내내 즐거웠다.

도서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박막례, 김유라 공저. 위즈덤하우스)는 71세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갖게 된 박막례 할머니와 PD 손녀 김유라가 공동 저자인 에세이다. 짤막한 동영상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리어카 과일 장사, 꽃 장사, 엿 장사, 식당 주인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할머니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의 일상을 들려준다. 할머니가 치매 위험이라는 진단을 받자 손녀는 회사를 그만두고 할머니를 모시고 호주로 여행을 떠났다. 할머니와 가족이 공유하기 위해 올린 동영상이 100만 뷰를 넘기자,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Korea Grandma'를 시작했고 현재 구독자 수는 97만명을 넘겼다. 구글 CEO는 가장 영감을 주는 채널이라고 극찬했고, 구글의 유튜브 CEO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할머니는 유튜브와 동일한 이름으로 인스타그램도 운영한다. 띄어쓰기, 맞춤법은 틀리지만 매일 매일 새로운 일이 펼쳐지는 할머니의 SNS는 미소가 지어진다.

첫 해외여행에서 입었던 평범한 등산복은 시간이 지나면서 민소매 원피스를 입는 과감함으로 변해간다.

“나이가 많으니 세상에 무뎌졌을 거라는 내 생각은 틀렸다. 손끝은 무뎌졌을지 몰라도 할머니의 감각은 초롱초롱 빛났다. 모든 것에 반응하고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했다.”여행지에서 할머니를 바라본 손녀의 말이다.

할머니와 손녀는 호주, 일본, 프랑스, 스위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여행지에서 매일 새롭고, 즐거운 모험을 시작한다.

“인생이라는 게 참… 세상에서 내 인생이 제일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말이여. 그때도 그 시련이 나한테 올 줄 알았는감?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구먼. 일흔 한 살에 이런 행복이 나한테 올 줄 알았는감?”

일이 안 풀릴 때, 그래서 내일이 너무 걱정될 때 이 책을 읽어 보라는 에필로그에 공감한다.

할머니의 꿈이 뭐냐는 독자의 질문에 “나는 꿈이 없어요. 하루하루 재미나게 즐겁게 살아요.”라고 한다. 욕심부리지 않고, 긍정 에너지로 하루하루 충실히 살면 될까?

할머니의 유쾌, 상쾌, 통쾌한 인생 이야기, 거침없이 쏟아내는 입담이 신선하다.

50대를 맞이하며 전에는 장시간 운전해도 멀쩡했던 몸이 조금씩 불편하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잠시 쉼이 필요하다. 몸의 피곤은 마음의 피곤으로 이어졌는데 이 책은 위로가 되었다. 시간적 제약으로 고민했던 새로운 취미, 도전할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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