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매그나칩반도체 청주공장 日보복 영향 탓 인수합병 지연?
SK, 매그나칩반도체 청주공장 日보복 영향 탓 인수합병 지연?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8.0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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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현지실사 후 추가 움직임 없어 배경 주목
비메모리 부문 강화 위해 인수 추진 나섰지만
日 수출규제에 소재공급 차질·실적부진 심화
일각선 중국계 자본에 팔려 기술 유출 우려도

SK하이닉스의 매그나칩반도체 청주공장 인수합병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다가 일본의 경제 보복이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측은 지난 5월 인수 후보로 거론된 중국계 기업 2곳과 함께 매그나칩반도체 청주공장 현지 실사를 벌였다.

이에 따라 애초 6월이면 우선 협상대상자가 선정돼 인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후 3개월이 다되도록 추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이처럼 매그나칩의 인수합병 작업이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 인수에 나선 것은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파운드리 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중장기 시스템 반도체 육성 계획을 발표한 시기와도 때를 같이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맞춰진 전략적 규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은 설계와 기술 개발을 배제한 `위탁생산 전문업체'를 의미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분야라는 점에서 하이닉스의 매그나칩 인수전 참여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전반적인 생산과 투자를 줄이기로 한 것도 최근의 인수합병 분위기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376억원으로 작년 동기(5조5739억원)보다 88.9%나 줄었다.

최근 3년 만에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하이닉스는 청주공장의 주력 품목인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의 전년대비 15% 감산과 청주 M15공장 클린룸 확보까지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지역 안팎에서는 하이닉스가 아닌 중국계 자본이 매그나칩을 인수해 반도체 기술 유출 등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경천 충북도의원은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달 중순경으로 예고되는 등 매그나칩반도체 매각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과 최근의 한일 관계 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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