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 조은누리 실종 재구성...유사 사건 대응 매뉴얼 만든다
충북경찰 조은누리 실종 재구성...유사 사건 대응 매뉴얼 만든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8.06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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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황·이동경로·생존과정 등 두루 살필 예정
수색 포인트 설정-인력·장비 활용 등도 총괄 분석
조양, 당시 상황 기억 못해·범죄피해 정황도 없어

 

충북 경찰이 조은누리양(14) 실종 사례를 원점에서 `복기(復碁)'한다. 발달장애를 앓는 여중생이 산중 실종 열흘 만에 무사 생환한 기적 같은 일은 새로운 대응 매뉴얼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조만간 조양 실종 사례를 되짚어 볼 계획이다. 여성청소년수사계를 중심으로 사례 회의를 열어 △실종 당시 정황 △이동 경로 △생존과정 등을 두루 살필 예정이다.

회의에서 도출한 결과물은 수사 자료로서 높은 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실종 대응 매뉴얼이 마련돼 있지만, 각 사례별로 특성이 천차만별인 탓에 일괄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조양 사례만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실종 직후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기면서 조양 생사 여부를 두고 회의적인 의견이 적잖게 흘러나왔었다. 밑바탕에는 무더운 여름 어린 여학생이 혼자 산속에서 홀로 버티는 일이 육체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하지만 조양은 실종 10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고, 실종에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경찰은 추후 유사한 일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번 사례를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은 케이스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다. 주변 환경, 심지어 계절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는 물론 새로운 사례도 꼼꼼하게 분석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고 설명했다.

수색과정 전반에 대한 검토도 이뤄진다. 경찰은 수색 포인트 설정부터 인력·장비 활용에 이르기까지 총괄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구상 단계에 있지만, 이번 사례를 가지고 자체적인 매뉴얼을 만들려고 한다”며 “잘한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분석해 보다 진일보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양은 산속에서 헤매는 동안 물이나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채 극한 상황을 견뎌온 것으로 확인됐다.

민용기 충북경찰청 여청수사계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조양이 물이나 음식을 먹었냐는 질문에 `안 먹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양이 어떻게 길을 잃게 됐고, 어디로 이동했는지 등을 묻는 말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며 “전반적으로 실종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범죄피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40분쯤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실종됐다.

경찰과 군, 소방당국, 관계 기관은 연인원 5700여명을 동원,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결국 조양은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쯤 실종 추정 지점에서 920m 떨어진 야산에서 발견됐다.

현재는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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