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청포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7.17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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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이 육 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들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다시 청포도입니다. 시인의 고향이 그랬듯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갑니다. 열매 한 알에 우주가 들어 있다는 말처럼 포도나무에는 많은 꿈이 송이송이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참으로 고운 기다림입니다. 임을 기다리는 손길은 단아합니다. 평화로운 마을에 전설을 품고 찾아오는 청포도의 계절. 75년 전 시인이 떠나고 다시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간을 받아들고 기다림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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