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생태적 감수성 체험기 2 -베리와 버섯의 천국, 핀란드
핀란드 생태적 감수성 체험기 2 -베리와 버섯의 천국, 핀란드
  •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 승인 2019.07.17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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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이런 곳을 숲의 요정이라고 부르다니 너무 과장했네….” 그런데 이 생각은 몇 시간이 지나서 바뀌게 된다. 많은 체험활동을 거치며 헬씨아 자연센터는 숲을 체험시켜주는 도우미 요정 같은 존재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지, 숲 체험을 돕는 선생님이 나타났다. 옷은 편안한 차림에 머리는 꽁지머리로 뒤로 묶고, 친절한 미소를 가득 담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산에 갈 때 주로 배낭을 메는 것과 달리 이분은 바구니를 옆에 끼고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우리와 함께 다니며 도움을 주던 현지인 멜리사가 오늘 베리를 딸 거라며 들고 왔던 바구니가 생각났다. 우리 모두 바구니를 든 두 여자를 따라 숲 속으로 들어섰다. 순간 웃음이 났다.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는 앨리스가 된 기분이네? 여기 토끼까지 나타나면 핀란드판 동화네.” 다 큰 성인, 그것도 교사인 어른들이 베리 따기 체험을 통해 뭔가 새로운 기분을 느끼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헬싱키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했으니 오늘은 자연 속에서 좀 쉬는 기분으로 임해야겠다”

핀란드의 숲은 한국과 차이점이 컸다. 각종 식물 종을 세세하게 알지는 못해도 깎아지른 느낌의 침엽수와 우람한 숲을 보고 감탄하던 한국과 달리 핀란드의 숲은 아기자기한 맛이 특징이었다. 발목 높이까지 오는 각종 식물군 속에서 습기를 머금고 착착 감겨드는 이끼들을 밟고 지나는 느낌이 새로웠다. 어슬렁거리며 산책하고 있는데 점점 베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느새 같이 갔던 동료는 베리를 따느라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헬씨아 자연센터의 선생님은 먼저 먹을 수 있는 베리를 구분하는 방법을 설명한 뒤, 붉은색 랑긴베리와 검은색 블루베리 시식을 권유했다. 먼저 붉은색 랑긴베리를 몇 개 손바닥에 올려놓고 식용이 아니라는 다른 붉은색의 열매들과 비교해보며 맛을 보았다. 약간의 단맛과 시큼한 맛이 났다. 이번에는 검은색 블루베리를 먹어보았다. 달달한 맛이 났다.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멜리사의 말에 의하면, 핀란드에서는 어느 숲이든 베리와 버섯만은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란다. 숲이 누구의 소유이던지 간에 베리와 버섯은 수확한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접 베리를 채취해보고 시식도 해보면서, 자연이 우리와 함께하는 친구 같은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이런 시스템이 모두가 함께하는 교육, 모두가 함께 그리는 미래의 꿈으로 핀란드인들을 모으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도우미 선생님의 이야기 주제가 어느덧 버섯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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