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소녀 해주
독립군 소녀 해주
  • 민은숙 청주 동주초 사서교사
  • 승인 2019.07.15 2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민은숙 청주 동주초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동주초 사서교사

 

올해 동주초는 청주시립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책읽는청주'시범학교로 선발됐다. 아동은 이규희 작가의 `독립군 소녀 해주', 청소년은 황영미 작가의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성인은 유현준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시범학교로 책을 받아 5학년 전원이 함께 돌려 읽고, 지난 5일 작가 이규희 선생님과 저자강연회도 가졌다.

저자강연회를 준비하면서 독서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녹음을 하고, 책의 한 구절을 적어보기도 했고, 질문을 받아보기도 했다. 해주를 그려 보고, `내 마음속 해주를 찾아라'이벤트도 했고, 퀴즈도 풀어봤다.

저자강연회를 준비하는 작업은 즐겁지만, 그만큼 아이들의 반응이 걱정되는 행사였다. 대답은 잘하려나. 까불거나 장난치다가 끝나지 않을까. 이규희 작가는 한국사를 배경으로 한 동화를 많이 써, 한국사에 대한 작가의 질문에 고요한 정적이 흐르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저자강연회 당일, 아이들은 작가 질문에 대답도 잘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책을 직접 구입해 작가에게 사인받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가와 악수해 보고 싶다며 끝나고 나서 찾아와 악수하고 간 친구도 있었고, 작가의 추가 질문을 받을 때 질문도 서로 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나는 무사히 끝났다고 안도했고, 작가는 아이들의 열정에 만족하고 댁으로 돌아가신 것 같아 정말 다행이었다. 학교 이름으로 사인이 된 책을 전시해 놓으니 작가가 왔다 가신 거냐며 다른 학년 아이들이 묻고 관심 갖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규희 작가의 책 대출이 늘었다. 헛된 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이다.

주인공 해주는 종으로 살고 있는 평범한 소녀다. 어느 날, 주인 어르신의 편지 심부름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독립운동을 돕게 된다. 그러다 붙잡혀서 일본 순사들과 마주치지만, 편지를 찢어 씹어 먹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붙잡혀 감옥에 갈 수도, 죽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한 것이다. 결국 감옥에서 독립 소식을 듣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알려지지 않은 독립군 이야기라는 점이다. 작품에도 등장하는 김구 등 배우고 외우는 이름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주처럼 어찌 보면 사소한 작은 일을 위해 죽는 것을 각오하고 그 일을 해내신 분들이 있다. 무대로 따지자면 주역이 아닌 사소한 조역으로, 무대 위를 든든히 받치는 역할. 그러나 목숨이 달린 그 일을 하신 분들이 있다.

최태성 선생님 강의를 듣다가 시험에 나오는 독립군 이름을 이야기해 주면서 다시 한 번 강조한 점이 있다. 여기서 배우는 이름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분들이라고 중요하지 않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는 요지의 말이었다. 최근 방송에 출연하면서 1919.3.1.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액수를 기부해 화제가 됐다. 알려지지 않은 이름까지도,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듯하다.

저자강연회를 준비하면서 나 역시 이미 이 책을 읽었지만, 끝나고 찬찬히 다시 책을 읽었다. 작가 선생님이 사전 자료 취재 이야기를 들려 주었는데, 작가 선생님이 들려 주는 그 시대의 이야기를 읽고 책을 읽으니 책이 다시 보인다. 지금 현 상황에, 뭔가 이건 아닌데 싶을 때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요즘에는 작은 책방 살리기의 일환으로 작가들도 지역의 작은 책방에 종종 찾아와 강연을 하기도 하고, 의외로 찾아보면 많은 저자강연 참가의 기회가 있으니 한 번 도전해 보면 좋겠다. 근처 도서관, 인터넷서점이나 포털 사이트 등을 검색해보면 뜻밖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