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원리원칙으로부터
청렴은 원리원칙으로부터
  • 이혜령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19.07.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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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령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이혜령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민원을 접수할 때 본인 신분증 확인이 필수이다. 그런데 간혹 신분증을 안 갖고 왔다며 휴대폰에 저장된 신분증 사진을 보여준다거나, 특히 위임으로 방문 시 상대방의 신분증을 안 갖고 왔다며 당사자와 통화하면 되지 않느냐며 발급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원칙에 어긋난다고 하면 예전에는 다 해줬는데 왜 까다롭게 구느냐며 역정을 내기 일쑤이다.

공무원은 늘 민원인의 입장에서 민원인의 요구를 들어주려 애쓴다. 그러나 민원인의 안타까운 상황 때문에 원칙을 벗어나 봐주는 것은 진정 민원인의 편의를 위한 행정이 아니다. 이는 매사를 법규에 맞춰 일하고 주변의 시시비비에 휘말리지 않게 늘 마음을 연마해야 한다는 청렴과 일맥상통한다.

청렴은 어느 순간에 다가올지 모르는 부패한 생각과 행동을 거절하려는 노력 없이 이뤄질 수 없다. 스스로 부정한 생각이 들거나 타인에게 부정한 요구를 받게 됐을 때 이로부터 유연하게 거절하는 습관이 생활화돼야 한다. 물론 거절당한 사람이나 거절을 하는 사람이나 불편한 상황을 연출할 수밖에 없기에 거절의 뉘앙스는 긍정적이지 않다. 그러나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환임을 서로 알고 있기 때문에 거절의 순간에 대해 나쁘다고만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담당자가 원리원칙대로 법대로 업무를 처리했는데도 거절당한 민원인이 항의를 하러 민원신청을 하는 경우가 최근에 부쩍 많아지고 있다. 민원인의 속사정을 들어보면 거절당할 때의 담당자의 태도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경우가 대다수다.

청렴이란 큰 틀에 알고 보면 부가적으로 짝을 이뤄 나오는 것이 있는데 바로 친절이다. 친절로부터 나오는 힘은 엄청 방대해 광활한 초원과 견줄만한 무한대의 엔도르핀을 시민에게 선사하는 매개체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루에 많게는 수십 명의 상담 민원인이 찾아온다. 오늘은 시민에게 어떤 명품 선물을 할까 늘 고민해 본다. 결국은 오로지 친절에서 답을 찾는다. 따뜻한 마음의 친절 서비스 정신이야말로 바로 공직자들이 지녀야 할 청렴의 기본 덕목 중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 민원인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전화 상담 시에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들 청렴한 사람을 사회 속에서 꽉 막힌 답답한 사람, 융통성 없는 사람이라고 비하하곤 한다. 그러나 청렴은 자신의 맡은 바 일에 법과 지침에 의거해 신속·친절·공정한 행정행위를 하는 것으로서 불신 풍조가 만연한 지금의 사회에 비효율적인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 밝은 미래를 위해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해 국가 성장의 원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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