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사고 증가 … 사전 산행 계획 철저히 세워야
산악 사고 증가 … 사전 산행 계획 철저히 세워야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6.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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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황악산 조난 등산객 2명 14시간만에 무사히 구조
소방청, 최근 3년간 2만8천건 구조 … 조난 30.6% `최다'

지난 6일 오후 9시 22분쯤 영동군 황악산(해발 1111m)에서 등산객 조난사고가 발생했다.

등산객 A씨(81)와 B씨(74·여). 이들은 산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던 도중 길을 잃어 119에 구조요청을 했다.

문제는 신고 직후부터 불거졌다. A씨와 B씨 휴대전화 전원이 모두 꺼진 탓에 소방당국이 정확한 조난 위치나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사라진 까닭이다.

소방당국은 즉각 인력 30여명과 구조견 2마리를 투입했다. 하지만 산악 조난 특성상 구조 작업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늦은 시간대 발생한 사고여서 어려움은 더 컸다. 하루가 지난 7일 오전 11시 45분쯤 매곡면 용촌취수장 인근. 수색을 벌이던 의용소방대원 시야에 A씨와 B씨가 들어왔다.

조난 14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산행이 잦아지는 봄철, 조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사고 대부분은 `방심'에서 비롯한다. 철저한 준비 없이 무턱대고 산을 찾았다가 화를 입는 셈이다.

9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2만8318건이다. 이 중 봄철 구조 건수는 7429건으로 전체 대비 26.2%에 달했다. 구조 인원만 무려 5539명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조난 사고가 30.6%로 가장 많았다.

심할 경우 조난을 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앞서 지난 4월 26일 영동군 심천면 각계리 야산에서 60대 여성이 실종됐다. 사라진 여성은 고사리를 채취하러 산에 오른 뒤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결국 이 여성은 실종 엿새 만인 5월 1일 산 절벽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산악 조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철저한 사전 산행 계획이 요구된다. 충북산악구조대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산행 전에 계획을 세우는 일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난 등 각종 사고를 예방하려면 산행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계획을 세우는 인도어 클라이밍(In-door climbing)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난에 대비한 준비도 필요하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공황상태에 빠져 방향 감각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조난자가 하산하지 못하고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헤매는 이유다.

이런 까닭에 산행 시에는 지도와 나침반을 챙겨야 한다. 등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법을 익혀두는 것도 조난 대비법 중 하나다.

산에서의 봄은 연중 기온이 가장 변덕스러운 계절이다. 산간 계곡이나 그늘진 곳은 아직까지 온도 변화가 심해 산행 중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를 대비한 옷차림도 필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매년 산악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즐거운 산행이 될 수 있도록 안전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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