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산 신사 자리에 심은 벚나무 제거해야”
“사직산 신사 자리에 심은 벚나무 제거해야”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9.05.2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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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민모임 “신사 참배 강요 당한 비극의 현장”


시 “아픈 역사 치유” 해명에 “망언·망동” 맹비난
충주역사바로세우기시민모임(대표 전홍식)이 사직산의 아픈 과거를 밝히며 지난해 충주시가 심은 벚꽃나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20일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직산의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고 복원해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에 따르면 사직산(社稷山)은 조선시대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국태민안과 풍년을 빌며 제사지내던 곳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제가 사직단을 허물고 그 자리에 신사를 건립하고 벚나무를 심어 성역화 하는 등 사직산은 일본인을 위한 공간으로 변질됐다.

하지만 충주시는 지난해 봄 사직산에 벚꽃동산을 조성한다며 나무를 모두 베어 식목일 행사를 통해 왕벚꽃나무를 식재했다.

이를 두고 시민모임은 일제강점기 사직산의 아픈 역사, 식민지배하 충주사람들의 고통과 눈물을 망각하고 왜곡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규정했다.

사직산이 일제가 침략전쟁에 나서면서 내선일체와 황국식민화를 위해 신사참배를 강요한 비극의 현장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조선인들은 신사참배를 통해 일본인으로 둔갑돼 징용, 징병, 보국대, 정신대 등에 끌려가 목숨을 잃거나 억울하게 희생됐다는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이런 항의에 충주시는 일제에 의해 훼손된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시민들이 휴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시민 의견을 들어 벚나무를 심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시민모임은 “시의 주장은 역사를 모독하는 망언이며 시민들의 건전한 역사의식과 정서를 우롱하고 조롱하는 망동이라 아니할 수 없다”면서 “이는 일제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걸어놓고 인권, 민주, 평화, 정의를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황당한 궤변”이라고 힘줘 말했다.

/충주 윤원진기자

blueseeking@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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