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4.16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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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과연 숫자에 불과할까?

세상을 살다 보면 깨닫는다.

나이는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경계선이라는 점을.

올해 44살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1년만에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지난 15일 조지아주(州)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했다. 이는 그가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1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이고 14년 만의 마스터즈대회 우승이다.

이번 그의 우승에 전 세계 골프계가 들썩였다.

PGA 투어 81승, 메이저 대회 15승, 마스터스 4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그였지만 이번 우승은 남다르다. 11년간의 기나긴 슬럼프 기간 그에게는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무릎 연골 수술, 교통사고, 성 추문, 이혼, 4차례의 허리수술, 약물 과다 등 골프채를 내려놓아야 할 이유가 수없이 많았다. 세계 랭킹 1위였던 그는 2017년 1199위까지 떨어졌다. 골프 황제의 화려한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린에서 두 번 다시 그의 모습을 볼 줄 몰랐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는 기적을 일궜다. 이번 우승으로 그의 순위는 6위로 올라섰다. 되살아난 호랑이의 포효에 전 세계인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골프 황제의 화려한 귀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타이거 우즈에게`대통령 자유훈장(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자유훈장은 미국의 안보, 국익, 세계 평화, 문화 등에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수여되며 의회 명예 훈장과 함께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은 진정으로 위대한 골프 챔피언”이라며 “그가 스포츠(골프)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보여준 믿을 수 없는 성공과 재기에 감탄했으며 그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다시 일어선다는 것은 쉽지 않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지만 실패해본 사람들은 안다. 듣기 좋은 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요즘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김칠두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10대, 20대 세대를 겨냥한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받는 60대 인기 모델이다.

그의 나이 올해 64세. 키 크고 젊은 모델이 점령했던 런웨이를 김칠두씨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백발과 깊게 패인 주름살. 덥수룩한 수염으로 휘어잡았다. 지난해부터 모델 생활을 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브랜드는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모델 일을 하기 전 그는 30년간 경기도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했다. 20대 때 모델을 꿈꾸던 청년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 꿈을 이뤘다.

김칠두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흉내내기 보다 내 인생에 집중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늦게나마 꿈을 이룰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나를 믿고 다시 한번 도전했다”고 말했다.

73세 박막례 할머니는 2년 전 손녀와의 해외 여행기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한 것을 계기로 지금은 구독자 81만명을 자랑하는 유명 유튜버로 자리 잡았다.

쓸모없다고, 나이 들었다고, 한물 같다고 스스로 인생을 포기한 수많은 이들에게 타이거우즈의 귀환이 실낱 같은 희망의 빛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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