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소규모 문화시설 확대해야
충북, 소규모 문화시설 확대해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4.0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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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문화가 대세인 요즘이다.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고,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생활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개개인의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깊어지면서 문화는 대안적 사회공동체로 부상하고 있음이다.

이처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 산업', `문화 콘텐츠' 등과 같은 경제용어도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고, 중앙정부나 지역정부의 문화예산도 많아졌다.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공약 중 문화도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추세임을 보더라도 문화 전성기가 틀림없다. 먹고살기에 급급해 생활과 멀어 보였던 문화가 경제적 안정을 이룬 현대인들에게`행복'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빠르게 확대되는 문화 저변에도 이를 계량화하기란 쉽지 않았다. 문화를 포괄하는 범위도 넓고, 새로운 문화가 계속해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역 특수성까지 고려한 문화수치 산출은 뜬구름 잡기 식의 분석에 그치면서 문화수준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었다. 오히려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의 문화격차만 체감하는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던 지역문화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시행되면서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2년마다 지역문화실태조사를 진행해 지역문화지수를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지수 산출에는 그 지역의 문화정책과 문화자원, 문화활동, 문화향유로 분류해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통해 지역의 현재 현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 여건과 현재를 실질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조사로 보인다.

그렇다면, 충북의 문화지수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2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충북의 문화지수는 축제 예산은 많은 데 비해 문화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구조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예산이다. 2017년 충북은 평균 지역축제 예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광역자치단체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 예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런가 하면 청주시는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한 해 동안 자체 문화사업을 가장 많이 추진한 지자체 일등에 꼽혔다. 자체사업이 많은 만큼 예산도 많이 투입됐다는 의미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축제의 체감도와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문화관련 예산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투입하고도 효율적인 운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닌지 지자체의 진단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문화정책이나 문화향유에선 지수도 현저히 떨어진다. 충북은 총 예산 대비 문화관련 예산 비율이 1.94%로 전국 평균 2.08%에 미치지 못했고, `지역문화진흥기금 설치 및 운용'과 관련해선 괴산군만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문화시설 수에선 작은도서관이 지역을 불문하고 전국에 약 93.0%를 차지해 다양한 생활문화시설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행사를 위한 축제 비용만 증가하면서 예산집행과 문화정책이 분리되어 추진되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충북은 매번 문화기반시설 조사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기반시설이 확충돼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게 되었다.

문화는 삶의 질을 담보하는 자본주의사회의 대안이기도 하다. 시민이 행복한 문화도시가 되려면 물리적 문화기반도 필요하다. 소규모 공연장을 늘리고, 가까운 곳에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문화기반이 우선돼야 한다. 이번 실태조사를 근거로 충북과 지자체에서는 지역문화정책을 점검하고 효율적인 문화정책을 수립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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