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 구태의정 비난 봇물
태안군의회 구태의정 비난 봇물
  • 김영택 기자
  • 승인 2019.03.3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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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4100만원 투입 … 3천lb급 의전차량 구입
일과시간 버젓이 청사 옆 차고서 고사까지 지내
추경은 싹둑 … “집행부 길들이기·갑질행태” 공분

 

태안군의회가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에 의장 전용 차량을 구입하고 일과시간에 청사 옆 차고에서 특정 종교를 신봉하는 듯한 고사를 지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군민들은 의회가 지난 임시회 기간 중 특별한 명분이나 이렇다 할 대안도 없이 추경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군정 운영에 차질이 초래되고 있는 와중에 호화로운 전용 차량을 구입 한 것도 모자라 일과시간에 버젓이 고사까지 지낸 사실을 두고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1일 태안군과 군의회 등에 따르면 의회는 최근 자체예산 4100만원을 들여 그랜저 하이브리드 3000cc급 차량을 구입해 지난 28일 오후 5시 30분쯤 김기두 의장과 소속의원 전원, 일부 군청 간부공무원, 의회사무과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돼지머리와 떡, 과일, 막걸리 등 제수를 차려놓고 30~40분간 고사를 지냈다.

특히 군의회 측의 이 같은 행태가 지난 임시회에서 집행부가 추경 예산안에 포함시켰던 태안부군수 차량교체 예산 4000만원을 특별한 사유 없이 삭감한 직후에 이뤄져 공직자들은 물론 군민들로부터 ‘집행부 길들이기 이자 분별도 염치도 없는 갑질 행태’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부군수 의전 차량은 배기량 2359cc급 그랜저TG로 2009년에 구입해 11년째 운행되고 있으며 주행거리도 23만㎣를 넘긴 상태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의회 측의 부적절한 의정행태를 질타하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군민들로부터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군민 A씨는 “8대 의회는 비교적 젊고 초선의원들이 많아 나름 신선한 의정활동을 기대했는데 이번 추경예산안을 대폭 삭감하는 `갑질 행태'를 지켜보고 있자니 너무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며 고개를 내둘렀다.

군민 B씨는 “요즘 경기가 너무 나빠 군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데 군민 혈세로 호화차량을 구입한 것도 모자라 일과시간에 공무원들까지 불러놓고 관공서에서 고사를 지내며 특정 종교를 신봉하는 발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군민 C씨는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군 행정이 긍정적이고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만일 `의회가 집행부보다 우월하다'는 식의 그릇된 사고로 `집행부 길들이기'와 `정신 나간 행태'를 계속한다면 지지했던 민심은 순식간에 돌아서고 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와 관련, 군의회 관계자는 “의장 전용 차량은 당초 작년에 의회 자체예산으로 구입할 예정이었지만 차량수급이 제때 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구매를 하게 됐다”며 “고사는 의장님의 안전과 운전요원의 안전운행 기원을 목적으로 지내게 됐다”며 군민들 정서와 반응에는 상당히 동떨어진 해명을 내놨다.

/태안 김영택기자
kyt3769@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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