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에어 항공기, 사고 하루 전에도 추락 위기 겪어
라이온에어 항공기, 사고 하루 전에도 추락 위기 겪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3.20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작동한 MCAS 무력화해 위기 넘겨
지난해 10월 추락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8 항공기가 사고 하루 전에도 같은 위험에 빠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측 조사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추락 사고 하루 전인 지난해 10월 28일 737 맥스8 승무원들이 우연히 탑승한 비번 조종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항공기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자카르타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때도 이륙 직후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오작동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비번 조종사는 오작동한 MCAS를 무력화해 비행기를 추락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는 다른 승무원들에게 항공기 노즈(앞부분)를 낮추는 모터의 전원을 끊으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항공기는 하루 뒤인 지난해 10월 29일 다른 승무원들의 지휘 아래 자카르타에서 방카 블리퉁으로 향하는 비행에서 추락했다. 탑승자 189명은 전원 사망했다.



라이온에어 측은 10월 28일 항공기 내에 세번째 조종사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의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라이온에어 대변인은 "항공기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C)에 제출돼 있다"며 "현 단계에서 추가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MCAS는 보잉이 737 맥스8과 맥스9에서 새롭게 도입한 자동 비행 제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기체 노즈가 과도하게 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 기종에서 추락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센서 오작동으로 받음각(AOA)이 잘못 측정돼 MCAS가 기수를 급격히 낮추는 '노즈 다운'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받음각이란 항공기의 날개가 받는 바람의 각도를 의미한다.



미 조종사노조는 MCAS의 잠재적 위험성이 메뉴얼이나 훈련에서 충분히 설명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라이온에어 항공기 추락 사고 이후 항공사들에게 이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보잉에 요구했고, 보잉은 모든 고객들에게 비상사태시 MCAS를 무력화하는 방법을 알리는 안전회보(bulletin)를 보냈다.



지난 10일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보잉 737 맥스8 항공기는 라이온에어 항공기와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사고 조사원들이 묻고 있는 가장 성가신 질문 중 하나는 조종사들이 왜 이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체크 리스트를 수행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5개월 만에 보잉 737 맥스8 항공기가 다시 추락하면서 해당 기종에 대한 미국 항공 당국의 운항 허가 과정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미 교통부 감찰관은 미 연방항공청(FAA)이 해당 기종을 승인한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미 법무부도 안전 승인 과정에서 FAA와 보잉간 이메일, 메시지, 통신기록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